꽃과 사람-3
2005.10.02 04:30
꽃과 사람-3 / 강학희
몇 년 사이 시퍼런 잎새만 키운
뒷마당 미목련
가지 또 가지, 쓸 때 없는 잔손들
닢.닢들 숭숭 잘라내고 두었더니
하늘 바람이 매만지는가
흰 꽃송이 총총히 달았다
가지가지 묶여있는
고정관념들
다 제쳐내고 비워두었더니
오는 대로 있는 대로 어찌 이리 예쁜가
오는 사람마다 정이들고
들리는 소리마다 노래다
기쁨이 고이는 가슴
목련보다 환하고나
들손 날손 두려워않고
믿기만 하면 나도 꽃이 되는 것을
고집 없는 선선한 얼굴
보시니 어여쁜 님의 꽃이로구나.
* 한국일보 펜문학 광장 November 5, 2005 발표
* 라디오 서울 시향이 있는 아침 시낭송 4월8일, 2006
작가 메모
엊그제 내린 봄비로 말랑하게 열린 대지 톡. 톡. 톡. 깨어나는 꽃의 혼령들, 바람결에 흔들려도 딱 그 자리를 아는 햇빛 브러시, 산등성을 포릇포릇 빨긋빨긋 물들이고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주신 분께 감사하는 봄날, 푸른 나무, 고운 꽃들을 보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만드신 분과 누리는 우리를 생각해본다. 하느님과 자연과 사람을. 주신 때가 되면 톡. 톡. 톡. 눈을 뜨는 자연, 오늘은... 오늘은... 기다려도 눈뜨지 않는 사람의 영혼, 너와 나를 생각해본다.
꽃 한 송이를 보며 아름다움에 가슴이 울렁거릴 때 나는 꽃이 되며, 따스한 햇살에 온몸이 따스해질 때 나는 빛이 되며, 밤새 내리는 빗줄기를 보며 서러울 때 나는 눈물이 된다. 몇 해 동안 푸른 잎만 키우던 뒷마당 목련, 가지가지 쓸데없는 잔손들 다 쳐내고 두었더니 삼 년 만에 수십 송이 목련꽃을 피웠다. 눈부시도록 찬란한 꽃들을 보고 또 보고 보면서, 나는 어떻게 저렇게 송이송이 아름다운 꽃이 될 수 있을까? 내 안의 잔가지들 다 쳐내고 나면 나도 저토록 아름다운 꽃이 될 수 있을까? 내 안의 거추장스러운 것들은 무엇일까? 나의 순수함을 덮고 있는 것들을 거두어 낼 수만 있다면 나도 아름다운 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봄날 꿈을 그려본다. 너와 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고정관념, 아집과 오만들을 거두어낸다면 내게 오는 무엇이든, 내가 바라보는 무엇이든 그 것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으리라. 내게 다가오는 모든 것이 다 아름다운 꽃이요, 노래이며 나 또한 너의 꽃이고 노래이고, 그 때 우리의 모습은 보시기에 어여쁜 그 분의 꽃이며 노래가 될 것이다. 그 분이 우리에게 주신 자연처럼 우리도 아름다운 사랑의 꽃 마당을 그 분께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다.
몇 년 사이 시퍼런 잎새만 키운
뒷마당 미목련
가지 또 가지, 쓸 때 없는 잔손들
닢.닢들 숭숭 잘라내고 두었더니
하늘 바람이 매만지는가
흰 꽃송이 총총히 달았다
가지가지 묶여있는
고정관념들
다 제쳐내고 비워두었더니
오는 대로 있는 대로 어찌 이리 예쁜가
오는 사람마다 정이들고
들리는 소리마다 노래다
기쁨이 고이는 가슴
목련보다 환하고나
들손 날손 두려워않고
믿기만 하면 나도 꽃이 되는 것을
고집 없는 선선한 얼굴
보시니 어여쁜 님의 꽃이로구나.
* 한국일보 펜문학 광장 November 5, 2005 발표
* 라디오 서울 시향이 있는 아침 시낭송 4월8일, 2006
작가 메모
엊그제 내린 봄비로 말랑하게 열린 대지 톡. 톡. 톡. 깨어나는 꽃의 혼령들, 바람결에 흔들려도 딱 그 자리를 아는 햇빛 브러시, 산등성을 포릇포릇 빨긋빨긋 물들이고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주신 분께 감사하는 봄날, 푸른 나무, 고운 꽃들을 보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만드신 분과 누리는 우리를 생각해본다. 하느님과 자연과 사람을. 주신 때가 되면 톡. 톡. 톡. 눈을 뜨는 자연, 오늘은... 오늘은... 기다려도 눈뜨지 않는 사람의 영혼, 너와 나를 생각해본다.
꽃 한 송이를 보며 아름다움에 가슴이 울렁거릴 때 나는 꽃이 되며, 따스한 햇살에 온몸이 따스해질 때 나는 빛이 되며, 밤새 내리는 빗줄기를 보며 서러울 때 나는 눈물이 된다. 몇 해 동안 푸른 잎만 키우던 뒷마당 목련, 가지가지 쓸데없는 잔손들 다 쳐내고 두었더니 삼 년 만에 수십 송이 목련꽃을 피웠다. 눈부시도록 찬란한 꽃들을 보고 또 보고 보면서, 나는 어떻게 저렇게 송이송이 아름다운 꽃이 될 수 있을까? 내 안의 잔가지들 다 쳐내고 나면 나도 저토록 아름다운 꽃이 될 수 있을까? 내 안의 거추장스러운 것들은 무엇일까? 나의 순수함을 덮고 있는 것들을 거두어 낼 수만 있다면 나도 아름다운 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봄날 꿈을 그려본다. 너와 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고정관념, 아집과 오만들을 거두어낸다면 내게 오는 무엇이든, 내가 바라보는 무엇이든 그 것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으리라. 내게 다가오는 모든 것이 다 아름다운 꽃이요, 노래이며 나 또한 너의 꽃이고 노래이고, 그 때 우리의 모습은 보시기에 어여쁜 그 분의 꽃이며 노래가 될 것이다. 그 분이 우리에게 주신 자연처럼 우리도 아름다운 사랑의 꽃 마당을 그 분께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다.
댓글 1
-
Katherine
2021.08.07 13:47
NFL Jerseys Wholesale Custom NFL Jersey NFL Gear New NBA Jerseys MLB Store Cheap Jerseys Sale NFL Shop Official NFL Football Jerseys MLB Shop Official NFL Jersey NFL Jersey Cheap Jerseys From China Cheap NHL Hockey Jerseys MLB Shop Online NFL Jerseys Cheap NFL Jerseys From China Jerseys Wholesale Custom NBA Jerseys Jerseys Wholesale Cheap NFL Jerseys NHL Jerseys Cheap NFL Jerseys Cheap NHL Gear NFL Clothing NFL Jerseys MLB Jerseys MLB Jerseys NFL Shop MLB Store Wholesale Jerseys Cheap NBA Jerseys From China NFL Gear NFL Fan Shop Cheap Jerseys From China Cheap NBA Basketball Jerseys MLB Jerseys Wholesale NHL Jerseys NFL Jersey Cheap NHL Jerseys Cheap NBA Jerseys Wholesale NBA Jerseys Wholesale NFL Jerseys Wholesale Jerseys NBA Jerseys Shop NFL Store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시집 : 오늘도 나는 알맞게 떠있다 | 강학희 | 2012.11.27 | 1328 |
142 | 조이 시인에게 [1] | 김영교 | 2022.12.22 | 39 |
141 | 밥통 | 강학희 | 2007.02.11 | 1976 |
140 | 빛과 그림자의 속살 | 강학희 | 2007.02.11 | 1632 |
139 | 천국의 미소微笑공모전 | 강학희 | 2007.02.11 | 1638 |
138 | 배꼽 | 강학희 | 2006.10.30 | 1172 |
137 | 붉은 와인 Melot | 강학희 | 2006.10.30 | 1180 |
136 | 엄마의 골무 | 강학희 | 2006.10.30 | 1361 |
135 | 미역국을 끓이며 | 강학희 | 2006.10.30 | 1444 |
134 | 함께라는 말은 | 강학희 | 2006.10.30 | 919 |
133 | 단추 구멍으로 보다 | 강학희 | 2006.07.16 | 924 |
132 | 나를 투시하다 2 | 강학희 | 2005.12.25 | 1353 |
131 | 이성과 감성 사이 | 강학희 | 2006.04.07 | 1258 |
130 | 추수감사절 밥상 | 강학희 | 2005.11.18 | 722 |
129 | 겉살과 속살의 연관성에 대하여 | 강학희 | 2005.11.05 | 545 |
128 | 방생해야 할 것들 | 강학희 | 2005.11.05 | 644 |
127 | 마운튼 샤스타에서 | 강학희 | 2005.11.05 | 524 |
126 | 행복의 기억 | 강학희 | 2005.10.02 | 901 |
» | 꽃과 사람-3 [1] | 강학희 | 2005.10.02 | 959 |
124 | 꽃눈으로 보면 | 강학희 | 2005.08.31 | 47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