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세상에는 수많은 길이 있다 

보이는 길과 보이지 않는 길


공중의 새들은 보이지 않는 길을 날아간다

물 속 물고기들도 비늘 하나 다치지 않고

저들의 길을 헤엄쳐 다닌다


길 가는 사람에게 필요한 길

필요해서 밟는 땅뙈기만큼 열리는 세상

길을 만들고 길을 넓히는 삶

그 한가운데서

잃은 듯 찾았고 

닫힌 듯 열린 그리고 끝인데 시작이었던 길


눈 비늘이 벗겨지고 나를 팔딱이게 한

빛살, 나를 관통한

마음이 캄캄한 바다일 때 등대는 길이었고

날개 없는 연약한 민들레 씨방일 때 바람은 길이었다

 

흙 내음이 번진다. 바람의 방향에 나를 맡긴다

들꽃이 피고 지는 길 위에서 함께 일어서는 힘

향기는 지천에서 나부낀다

 

지도에도 없는 땅 끝

그 험준한 길, 광야에 밤이 내리면

보이지 않는 일방통행의 그 길

 

접힌 우산이 열리듯 

열리고 열린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50 창작수필 - 깍두기 별 / 김영교 [2] 김영교 2017.04.05 88
549 창작수필 - 카풀로 오는 봄/ 김영교 [16] 김영교 2017.04.01 248
548 시창작 - 우리집 바다 / 김영교 3/30/2017 [22] 김영교 2017.03.30 377
547 시창작 -단잠 / 김영교 아침향기 2017년 4월호 [5] 김영교 2017.03.28 189
546 시창작- 산,볼디 산 (Mt. Baldy*) / 김영교 3/27/2017 [3] 김영교 2017.03.26 144
545 신작시 - 우린 같은 방에 / 김영교 3/26/2017 [2] 김영교 2017.03.26 8984
» 신작시 - 길 위에서 / 김영교 2/26/2017 [2] 김영교 2017.03.26 91
543 퇴고 수필 - 쌍무지개 / 김영교 [2] 김영교 2017.03.21 77
542 퇴고수필- 가시고기 나무 / 김영교 김영교 2017.03.20 75
541 퇴고수필 - 하늘 시선으로 / 김영교 [3] 김영교 2017.03.19 74
540 퇴고시 - 빛 자서전 / 김영교 3/10/2017 김영교 2017.03.09 115
539 중앙일보 -이 아침에- 덧버선 같은 사람 - 3/6/2017 김영교 2017.03.06 188
538 퇴고수필 - 좋은 만남 - 김영교 [3] 김영교 2017.03.05 224
537 퇴고수필 - 거울 / 김영교 [5] kimyoungkyo 2017.03.04 191
536 퇴고수필 - 신비한 꽃 / 김영교 [4] kimyoungkyo 2017.03.04 201
535 신작수필 - 시(詩)는 무슨 힘으로 쓰나 / 김영교 [3] kimyoungkyo 2017.03.02 132
534 신작시 - 김치에 대하여 / 김영교 [4] kimyoungkyo 2017.03.02 152
533 퇴고시 -여행가방 / 김영교 [4] kimyoungkyo 2017.03.01 124
532 신작 시 -이런 친구 있는가 / 김영교 [2] kimyoungkyo 2017.03.01 136
531 신작수필 - 노 모아 마가리타 (No more margarita) / 김영교 [8] kimyoungkyo 2017.02.26 232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91
어제:
254
전체:
673,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