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
이 월란
헤어진 옷가슴이 찬바람을 부르는 날
너덜거리는 실보무라지 바람 타고
달려든 마른 기침에 목이 잠기고
자꾸만 풀려나가는 헐어가는 자국
열손가락 벌려 오므려봐도
유리된 틈만 늘여가며 터득터득 튿어지는 소리
바늘같은 아픈기억에 끝간데 모르는
그리움의 실을 끼우고
버려진 마음 둘 곳 없어 서성이다 두 발 내린,
어느 계절 위에 내려 놓은
그 얼굴의 미소 위에 앉아
잠드래미 날개같은 그림자만 좇고 또 좇아
너울너울 헤어진 기억의 지느러미를
이젠 버려도 좋은, 오늘 같은 날
아집의 돋보기 너머로
한뜸 한뜸 깁고 있다
2007-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