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이 월란
은빛 모래밭을 휘젖고 간
밀물과 썰물이 일으키는 바다의 변주곡
심사 실은 잔고기들 팔딱이며 쓸려가고
철없이 입 벌린 조가비
남은 고통의 쇄편을 머금고
여린 살을 파고 든 고한의 미립자
살아 있음에 더불어 가야 할 전생의 업이던가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지어 놓은 선악의 카르마
저 또한 생명이고자 외투막을 뚫어버린
결코 원치 않은 불치의 종양
감싸 안고 가야 할 인고의 세월을 딛고
전신의 진액으로 부둥켜 안은 아픔이 촉순이 되어
눈부시게 영근 소반만한 세상 끝날
누군가에게 전해져, 잊지못할
사랑이 되고
기쁨이 되고
선물이 되고
영원을 향한 부장품이 되는
환생한 애고지정(哀苦之情)
대지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그대, 눈물의 보옥이었네라
2007-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