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엽
이 월란
섬뜩
손끝이 데였다
갈늪에 숨어 있던 심지
밤새 투명한 불꽃을 지피고
확 스쳐가며
염절의 잎파랑이
가슴이 데였다
찬연한 슬픔으로 울며 온 듯
허공의 비탈길에
발간 낯을 걸어 놓고
하늘 가슴 가득
얼기설기 아픈 말들은
속살 비치던
입성 초라했던
얇은 옷들의 허무로 돌아서고
데운 가슴 가리울 두터운 옷들을 불러와
찬바람 날 거리라도 메우리라
목타는 계절의 경계에서
아린 손끝 흔들며
장지문 발가니 드리우고
운두 낮은 노을까지 불러와
마저 머금고 있으리라
2007-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