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5
어제:
16,960
전체:
6,517,596

이달의 작가
2008.05.10 09:13

노안(老眼)

조회 수 688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노안(老眼)


                                                     이 월란




눈 맞춘 언어들이 아른아른 울고 있다
새겨진 표음(表音) 외에 무엇을 말하고 싶은걸까
실눈으로 가늠해보지만 세파의 둔덕 위에서
잔물결만 타고 논다
가물거리던 삶의 윤곽은 이렇게 감지되고야 마는 것인가
눈물 없이도 울어야 하며
수정같이 맑은 날에도 막연?안개 자욱하여
집착으로 아프기만 했던 연줄
멀리 두어야 서로를 선명히 사랑할 수 있다고
망막의 초점은 가슴으로 내려 앉고야 말았다고
보이는 것에 더 이상 온몸을 의지할 수 없음은
위태로워짐은 정녕 아니리라
시선의 교란이 도리어 다독여주는
가슴의 문자는 더욱 선명하여짐에
육안의, 결코 반갑지 않은 이 신호는
꽃의 실루엣에 혹하지 말고
그림자처럼 따라 오는 음영의 향기에 취해야만
조율되어질 생의 비밀을
넌지시 알려주고 있는 것일까
파열음 하나 없이 흩어져버린 지난 날의 언어들
나의 체온으론 더 이상 데워지지도, 식혀지지도 않을
지상의 언어는 기어코 뜨거워진걸까, 차가워진걸까
유린당한 나의 시력은 지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지금
여전히 아무일 없다는 듯 서서히 굴절되고 있다
이제 눈으로 보지 않고
가슴으로 보아야 한다고

                                
                                                  2007-09-19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노안(老眼) 이월란 2008.05.10 688
276 천(千)의 문 이월란 2008.05.10 652
275 풍경이 건져 올리는 기억의 그물 이월란 2008.05.10 654
274 홍엽 이월란 2008.05.10 686
273 사는게 뭐래유? 이월란 2008.05.10 606
272 돌아서 가는 길은 이월란 2008.05.10 691
271 詩 2 이월란 2008.05.10 670
270 마(魔)의 정체구간 이월란 2008.05.10 722
269 바람의 길 3 이월란 2008.05.10 697
268 손끝 이월란 2008.05.10 597
267 해바라기밭 이월란 2008.05.10 713
266 고통에 대한 단상 이월란 2008.05.10 676
265 바람아 이월란 2008.05.10 706
264 무제(無題) 이월란 2008.05.10 638
263 폭풍의 언덕 이월란 2008.05.10 688
262 제2시집 진주 이월란 2008.05.10 793
261 이월란 2008.05.10 688
260 제2시집 가을짐승 이월란 2008.05.10 764
259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이월란 2008.05.10 703
258 사실과 진실의 간극 이월란 2008.05.10 647
Board Pagination Prev 1 ...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 85 Next
/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