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뭐래유?
이 월란
니도 참, 얄망궂대이. 여적껏 비싼 밥 축내고도 감이 안오더나? 빌거 있남, 기갈이 들린 듯 먹고, 시원하게 싸붙이고, 눈에 콩깎지를 씌워 미치게 사랑하고, 잡아 먹을 듯 싸우고, 돈에 환장한 듯 벌고, 왜 벌었나 이를 갈 듯 쓰고, 바르고, 칠하고, 그리고, 입고, 벗고, 난동을 부리며 천박한 천성에 이 한 몸 바쳐도 보고, 그 인간 걸리기만 해라, 무디어지는 이빨 아쉬운 듯 갈아도 보고. 간신배마냥 깔깔거리며 넘어가 보기도 하고, 나보다 잘난 것들 한번씩 잘났다 해주고, 또 한번씩 경멸해 주고, 나보다 못한 것들 한번씩 못난척 해주고, 또 한번씩 무시해 주고. 부지런히 죄를 짓고, 지은 죄 부지런히 싹싹 빌고. 허무니, 고독이니, 고상한 척도 해보고, 그카다 오라카모 미련 떨지 말고 후딱 가는거, 뭐 그딴것들 아이겄나.
2007-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