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각시
이월란(09/07/22)
편견의 문을 열고
선입견의 지붕 아래
평상시처럼 환하게 들어온 여자
-도와줄께-
남의 잔치에
하루종일 메뉴 짜고
하루종일 시장 보고
새 앞치마를 나비처럼 다려입고
하루종일 요리하던 여자
허리 펼 새도 없이
하루종일 설거지 하다
바리바리 그릇 챙겨
우렁잇속으로 휑하니 가버린 여자
깜빡 잊고 간 살구빛 실내화가
키친 구석에 나란히 벗겨져 있다
우렁각시 체질은 못돼
세상엔 우렁각시같은 건 없다던
푸성귀같은 마음이 어느새 무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