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城
이월란(09/08/06)
들어가는 문은 딱 하나라고 배웠거든
나의 처녀작은 거의 표절이었지 운명의 샅바를 잡고 모래밭 위에서 씨름하는 선수처럼 사나웠어 하나같이 반반한 삼류소설의 여주인공처럼 신주처럼 모시는 여리고성의 그 단단하고도 어린양의 심줄처럼 탄력있는 암컷의 예의바른 본분처럼 아뇨! 알속의 알처럼 웅크리고 있는 사랑의 본질은 부패되기 쉬운 민감한 사안이야 신선도는 노펜티의 계절마다 바뀐단다
그가 사랑한 건 다시 허물어지지 않을 하늘 높은 처녀성 하나님은 약속하셨지 여리고성을 너희에게 주마 성을 지키는 문지기들은 혈흔을 사고 판다지만 삽입한 몸관 속에 사주팔자가 장착되어 있다는 전설은 아름답지 않니 우화로 눈뜨고 경전처럼 눈감는 눈물어린 여정 속에서
타겟을 벗어나면 여백이 되고 말아 육신의 자양분을 그토록 왜곡시키다니요 일곱 바퀴를 돌기 전에 날림 공사로 허물어지는 성안에선 빈혈에 시달리는 병상마다 단 한번의 헌혈로도 뜨거운 것이 좋다잖아 결핍과 허기로 통과하는 마법의 문이 열린거야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만 넘치는 폐허 위에 세워진 패배근성으로도 강림하신 축복이여 아뜩한 생의 자오선도 여전히 눈이 부시나이다
나가는 문은 수도 없이 많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