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 프랑스 AF #447
이월란(09/08/12)
바다를 모르는 사람들의 오열은 이제 막 파도처럼 막이 올랐다
살아있는 시간에 응답하는 또 하나의, 죽어간 모퉁이 시간
시차의 벽에 부딪혀 실신해버린 이름없는 시신이다
무제의 에피소드로 둥둥 떠
최면 걸린 바다에게 입다물라고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시간은 이렇게 한 번씩 추락하는거야
고딕의 첨탑처럼 반짝, 햇살에 반사되어 하늘을 찌르는
천상으로 던져지는 화살같은 질문
꽃 피고 지는 가벼운 고뇌만큼이나 경이로웠던 뭍살이의 기억
태곳적 산이 살고 있는 바닷속 풍경은 묻어두고라도
투명한 시간 위에 얼룩처럼 새겨진 생명이라고
발아한 원시의 시간을 두른 나이테가 물결친다
새벽과 황혼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간
아담이 버린 영원의 시간이 떠 있는 바다
사람은, 사람은, 사람은 죽음의 또 다른 형상이 아니었나
회귀불능의 시간이 관을 짜고 있는 물 위의 장례식
분뇨의 호수가 바다가 되어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의 화석 아래 울부짖는 파도의 카오스
추락은 활공하는 행글라이더처럼 즐기는 것
바다까마귀 까악가악 탈영한 시간처럼 날아다닌다
블랙박스는 해저를 항해 중인데
구조선이 오고 있다, 생애 마지막 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