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견공시리즈 11)
이월란(09/08/09)
토비는 눈병이 났고
나는 입병이 났다
볽은 다래기가 양쪽 눈 모두 좁쌀처럼 솟아올라
동그란 눈이 약간 찌그러져도
똑같은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다
난 과일을 입에서 입으로 나눠먹다 두어 번
토비의 날카로운 앞이빨에 입술을 긁힌 것 같아
혹 강아지 독이 올랐나 싶어 의사에게 갔더니
강아지독은 아니란다
토비도 눈약을 바르고 나도 입술연고를 바르고
눈병처럼
입병처럼
혼자 아프고 아물고 덧나는 것
열광도 아니게 결별도 아니게
갈증나는 마음의 거리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