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명화 (견공시리즈 97)
이월란(2011-3)
늦잠을 즐길 수 있는 주말 아침
토비란 놈이 나를 소파 삼아 뛰어다니기 시작 한다
같이 화를 내기도, 키득거리기도 하는 요놈이
펄쩍펄쩍 뛰며 열광하는 장면쯤에선
대체 무슨 장면이니? 눈을 비벼 보면
한두 마리 날아다니던 스크린 속에
대여섯 마리의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순간이다
땅콩만한 키로 땅바닥만 걸어 다니다
이층 소극장 같은 침대 위에서
내 가슴에 턱을 괴고
토비가 즐기는 주말의 명화는
침실 창 너머에서 늘 아침에 상영 한다
주인공도 엑스트라도 모두 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