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신재시인의 모든시를 영역한 것이 아래 링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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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일기장

차신재 2016.01.31 21:17 조회 수 : 147

낡은 일기장

                      차신재
 
떨리는 손으로 
마른 꽃잎처럼 누워있는 
너의 여윈 가슴을 더듬는다
아라베스크의 무늬 같은
네 속의 내 기억들
 
예각의 골목골목에 숨어있던
날카로운 유혹들
꽃으로 피던 날과 
허기와 절망으로 울던 
작은 새의 발자국들
 
수 많은 소리들이 끓다가 잠들어버린 
깊은 침묵의 집 
그 안에 웅크리고 있는
하늘 아래 가장 희미한 내 그림자 
쓸쓸한 그리움과 안타까운 욕망 
 
탈색된 꽃잎들 걷어내면 
새벽처럼 열리는 빛의 길
나 꽃 되고  새 되어 그 길 가다가
별의 푸른 그늘에 눕고 싶은 꿈 
밤마다 하늘에 풀어 놓는다
                                                 2/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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