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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굵직하게 된 시는 영역한후 유튜브에 비디오로 올려졌습니다.
새해를 맞으며차신재
한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새해에 대한 기대와 희망 속에서 2017년의 새로운 달력을 벽에 건다.
아무도 걸어간 흔적이 없는 깨끗한 시간들을 선물로 받으며 이 백지처럼 하얀 시간 위에 올해는 어떤 그림들이 그려질까 가슴이 설레인다.
유난히 큰 일이 많았던 2016년,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과 재앙들로 세상이 어수선했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 미국에서는 차기 대통령이 바뀌면서 새로운 정권이 결정되는 큰 일이 있었고, 우리가 두고 온 조국에서는 최순실 사건이 터지면서 유례없는 혼란으로 나라가 흔들리는 상황이 몇 달째 계속되고 있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평화로운 세상에서 희망을 이루고 행복을 누리면서 살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
누구나 새해를 맞을 때에는 더 나은 삶을 꿈꾸면서 새로운 계획과 푸른 희망을 가슴에 채운다.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오랫만에 희망이라는 말을 생각해본다.
희망이 없는 삶은 얼마나 메마르고 삭막할까 하면서도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말 같다.
젊었을 때에는 꿈도 희망도 별처럼 높고 찬란했었다.
아름답게 펼쳐질 미래를 꿈꾸고 상상하면서 열정과 패기, 더러는 무모한 오기와 만용까지 부려가면서 가슴을 부풀렸었다.
그런데 세월이 가면서 욕망도 용기도 자신감도 나이와 함께 서서히 시들고 무력해져서 그저 올 한해 나쁜 일 없이 건강하게만 지냈으면 하는 작은 소망으로 바뀌어간다.
서글프다. 그런데 놀랍게도 감성만은 나이와 아무 상관이 없는건지 아니면 내가 유독 철이 늦게 드는 건지 나는 여전히 넓은 마당에 각종 꽃나무와 과일나무를 심는 꿈을 꾸고, 바람처럼 세상 곳곳을 돌아다니는 꿈을 꾸며 사랑을 노래하는 시를 쓴다.
그래서 가끔 "언제나 철이 들래?"하는 친구들의 핀잔이나 "어쩜 그렇게 가슴 절절한 시를 쓰세요? 혹시 연애 하세요?"하는 지인들의 놀림을 받기도 한다.
그럴 때 나는 신나고 기분이 좋다. 철이 덜 들었다는 말은 세상의 때가 덜 묻었다는 말 같고, 사랑을 주제로 하는 나의 시에서 절절한 감동을 느낀다는 것은 우리 삶의 본질이 사랑이고 시 역시 사랑을 노래할 때 가장 빛나기 때문이다.
시인의 가슴이 사랑의 물결로 흔들리지 않으면 아름다운 시를 쓸 수가 없는 것이다.
대부분 사랑이라면 남녀간의 사랑을 얘기하지만 아! 사랑이란 얼마나 많은 이름, 얼마나 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는가!
가족 간의 사랑은 물론 이웃 간의 사랑, 친구들 간의 사랑, 연인 간의 사랑, 모임이나 직장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사랑 등등.. 우리는 수 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사랑을 주고 받으며 희노애락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의 삶에서 사랑이 빠진다면 우리는 외롭고 삭박해서 살 수가 없을 것이다.
나는 몇 년전 부터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리는 어린이들을 돕는 "글로벌 어린이 재단"에서 봉사를 하고있다. 가끔 TV나 신문에서 먹을 것이 없어서 겨울 나뭇가지처럼 앙상하게 말라가는 어린 생명들을 보면 정말로 형언할 수 없이 가슴이 쓰리고 아프다. 그 어린 생명들에게 무슨 죄가 있어서 저렇게 비참하게 죽어가야 되는지, 누구를 원망해야 되는지.....
그래서 어머니들이 모여서 그 아이들을 먹이는 일을 하자고 19년전에 워싱턴에서 결성된 단체가 "글로벌 어린이 재단"이다. 물론 우리들의 힘으로 세상의 굶주리는 생명들을 다 배부르게 할 수는 없지만 작은 힘이라도 모아서 자식을 기르는 어머니의 사랑으로 그 아이들을 먹이고 싶은 것이다. 어떤 댓가도 바라지 않는 순수한 사랑이다. 다행히 같은 뜻을 가진 회원들도 점점 늘어나고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도와주시는 분들도 많아져서 깊은 감사와 함께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
나는 가끔 우리가 사는 라스베가스를 'SIN CITY 즉 죄악의 도시' 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본다. 그런데 나는 이 말을 무척 싫어한다. 인간들이 모여 사는 어느 도시에 죄악이 없는 곳이 있으랴! 물론 도박과 환락의 도시라는 이 도시의 특성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곳이 미국에서 범죄가 제일 많은 도시도 아니고, 사람들이 무서워서 가슴을 펴고 살 수 없을 만큼 죄악으로 들끓고 있는 도시는 아니지 않은가. 제발 우리 입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을 '죄악의 도시'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들 만이라도 희망을 가지고 양심이 시키는 대로 깨끗하고 부끄러움 없이 살자. 양심은 인간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최고의 가치이다. 그렇게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다보면 언젠가는 '죄악의 도시'라고 하던 이곳이 가장 아름답고 살기 좋은 '천국의 도시'라는 새로운 별명을 갖게 될른지 누가 아는가! 그렇게 되면 우리는 그 '천국의 도시'에 사는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사람들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 조국을 떠나서 낯선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사람들이다. 언어도 문화도 다른 이곳에서 얼마나 힘들고 치열하게 살아왔는가. 서로 돕고 사랑하는 아름다운 한인사회가 되었으면 참 좋겠다. 갈등과 분열, 시기와 질투, 모함과 사기, 미움과 비방... 이런 어둡고 부끄러운 단어들은 우리 한인사회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다. 모르는 사람끼리 길에서 만나도 서로 웃으며 반갑게 인사를 나눌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외롭고 병든 사람들, 가난과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수 있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고, 세상 살아가면서 행여라도 꿈이 깨어지거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더라도 아파 주저앉지 말고 다시 일어나 푸른 희망을 향해 날아가는 새해가 되었으면 참 좋겠다.
새해 새아침의 창을 열면서 욕심과 허영의 때가 끼지 않도록 늘 마음의 창을 맑고 깨끗하게 닦으며 살자고 다짐해본다. 그리고 우리 교민들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이 여름날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축복의 새해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해본다.
- 라스베가스 타임스 2017년 신년사-
https://www.youtube.com/watch?v=TXuxdhy1Bzo <=새해를 열며 (동영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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