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2015.08.04 06:57

나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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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두 번째 심장 open 수술이다. 
13년 전 뉴욕에서 첫번째 심장 오픈 수술 (triple bypass)을 받았었다.
그 고통을 경험했기에  무척 피하고 싶었으나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2월 23 일 오전 6시 30분 굿 사마리탄 (good samaritan) 병원으로 갔다.
이번에는 아무것도 몰랐던 지난 번과는 달리 몹시 불안하고 두려웠다.
아내과 자식들의 걱정스런 눈빛들,
돌아가신 아버님도 보이고 어머니도 보인다.

오전 10시 수술방에 들어가서 7시간만에 중환자실에서 깨어났다.
온 몸에 거미줄 처럼 수 많은 줄들이 연결되어 있었다
기관지 속으로 파이프가 박혀있고  목에도 호스가 박혀 있었다 
가슴과 배 그리고  방광에도 ---
가슴에는 20cm가 넘는 깊은 칼자국이 나 있었고 혈관을 떼어낸 팔과 다리의 상처와 의료장비들 때문에 몸을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지독한 통증이 나를 괴롭혔다. 
진통제도 잘 듣지 않아 참고 이겨내야 했다.
수술후의 회복은 순조로워 보였다.
일주일 후에 퇴원하고 집으로 왔으나 다음날 부터 이틀동안 계속 숨이 
차서 누워서 잘수가 없었다. 
3일 밤 0시 30분경, 
숨이 차서 누워 있지를  못하고 바닥에서 침대에 기대어 앉아 졸다가 소변이 보고 싶었다.
아내를 깨울까 생각했으나 하루종일 병 시중을 들다가  지쳐 곤히 자는 것을 깨우고 싶지않아 혼자 침대 모서리를 잡고 겨우 일어났다. 
그러나 마음과는 달리 한 발자국도 옮기지 못하고 엉거주춤 서 있는데 아내가 놀라 깨어나 나를 부축하고 한 걸음 떼어 놓으려 하다가 둘이 같이 바닥에 넘어졌다. 내가 의식을 잃은 것 같지는 않았는데 희미하게 정신이 돌아 왔을 때는 온통 오줌 바닥이었다. 
아내가 근처에 사는 아들에게 전화를 하고 앰불런스를 부르고 아빠가 위독 하다고 멀리 뉴욕에서 달려와 깊이 잠들어 있는 딸과 사위를 깨웠다. 
금방 엠불런스가 달려왔으나 수술을 했던 병원의 응급실은 만원이 되어 할리우드에  있는 올림픽 메디컬센터의 응급실로 실려갔다.
수술 후유증으로 온몸에 물이 차고 폐 까지 물이 꽉 차서 심한 호흡곤란이 온 것이였다.  체중이 36파운드나 불어나 있었다.
급히 산소 호흡기를 연결하고 응급처치를 하면서 이틀밤을 지내고 원래 수술을 받았던 굿 사마리탄 (good Samaritan) 병원으로 다시 옮겨졌다.
다시 중환자실과 일반 병실을 오르내리며 위험한 시간들을 넘나들어야했다.
재입원 6일 째, 이제는 몸에 차 있던 물이 20파운드 빠졌다.
아직 정상으로 돌아오려면 16파운드가 더 빠져야 하지만 서서히 빠질거라고 했다.
걱정스러웠던 신장기능 수치도 거의 정상으로 돌아 왔다.
불면증과 우울증도 곧 나아 질 것이다.
아마 3-4일 후에는 퇴원 할 수 있을 거라 한다.

늦은 오후 ! 해가 저물어 가는 병실 ! 
아내는 잠시 눈을 붙인다고 침상에 엎드려 졸고있고 창가 커튼에는 따스한 햇볕이 조용히 비치고 있다.
적막이 감도는 병실!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던 나의 눈에 눈물이 흐른다.
아 ~ 다시 살았구나. 하나님 감사합니다.

그 동안 나를 염려해 주신 수 많은 분들에게 감사한다.
나의 회복을 위한 교인들의 끊임없는 기도
글사랑 회원들의 따뜻한 격려와 사랑, 
밤낮 없이 지극정성으로 내 곁을 지키던 아내 !  
자식들의 효성!
멀리 떨어져  애를 태우며 수시로 전화를 걸어오던 한국에 있는 형제들!
고통을 통하여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신 하나님!

나는 지금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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