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춤 . 1 ㅡ아내룰 위한 序詩v
2016.11.03 07:17
시간의 춤 . 1
ㅡ아내룰 위한 序詩
손 용 상
색 바랜 낙엽
소리 없이 떨어지고
길가에 흐드러진 코스모스는
여전히 흔들리는 슬픔이다
다시는 일어설 수 없었던 그날
내 모습 낙엽 되던 그날
그날도 가을이었다
가로수 이파리 눈 비비듯
그녀의 슬픈 동공이
병실 모퉁이
어딘가에 걸려 있었다
다시 가을
나 그대와 손잡고 동행하고 싶다
초침으로 헤아리는 여생이지만
이제라도 함께
어깨 부비며 나란히 걷고 싶다
무심코 살다가
꼭 가을이 되어서야 깨닫는 나는
아아,
시간을 잃었던 천치(天痴)다.
2016. 10월 보름날.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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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6.11.0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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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6.11.04 02:45
Ode to joy
오랜 질곡의 삶, 그 구각(舊殼)을 깨고 ‘허물’을 벗는 여인의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우리’가 된다. 여성의 깨달음을 통해 그 의미는 바야흐로 사회화되고 확장되는 것이다. 그 작은 부엌에서 세상은 시나브로새롭게 지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시인의 노래는 벅차다. 그러나 세상은 여전히 어둡고 답답하다. 지금 온 나라 사람들의 공분을 일으킨 ‘최선실 사건’은 이 땅에 켜켜이 쌓인 불평등, 그 부당한 권력관계의 현주소요,그 미니어처라 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다.
나는 우리 세대가 미루어 놓은 이 과제를 다음 세대들이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생각하면서시의 마지막 구절을 천천히 되뇌어 보았다. ( 바보씨 )
"https://www.youtube.com/embed/jr5wrcKd_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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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6.11.04 08:51
내 나이..
어서 크고 싶어
세월아 빨리 가라 재촉하며
어른이 되는 게 좋은 줄만 알았는데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걸 느낄 때는
이미 나이가 나이를 먹고 있는 것이다
어느 순간 나이가 엄청난 무게로 다가와
부담을 느끼기도 하고
어두운 두려움이 되기도 한다
어찌 지난 세월이 아쉽지 않으랴
어찌 젊은 날이 그립지 않으랴
도움이 되지 않는 지나친 생각으로
심신을 나약하게 할 필요는 없다
마음을 조금씩 비워가면
몸도 가벼워지는 법
그 자리에 나이를 채우며
세월을 달래는 것이다"https://www.youtube.com/embed/ZXeAeam4wk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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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에게는..
보이지 않는 무게가 있습니다
좋은 일이 있으면 좋은 대로
힘든 일이 있으면 힘든 대로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안으로 안으로 보듬습니다
평평한 길을 걷기도 하고
때로는 큰 고개를 넘으며
살아온 수많은 세월
가끔 꺼내 들려주는
포근하고 생생한 이야기는
시가 되고 소설이 됩니다
보일 듯 잡힐 듯
보탬 없는 진솔함으로
인내하고 희생하며 지낸 삶을
어찌 다 표현할 수 있으리오
책으로 엮으면 여러 권이 될
그 두껍고 가득한 무게를
아내는 고스란히 간직합니다
"https://www.youtube.com/embed/GnjWjNkFH8Q" 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