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요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는 책이 인기 있다는 보도를 보았다. 기사에 따르면,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비교적 잘 팔리고 있는 책이란다. 지난 4월에 출간된 책인데, 벌써 14쇄를 찍었고, 발행 부수로 12만 부를 찍었다고 한다. 하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라니...도대체 이게 뭔 소린가?

 

책을 못 구해 내용만 서핑해보니,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게 진리라고 믿었다는 올해 마흔 살 된 저자(하완),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고 고군분투하지만 결국 찾지 못해 좌절하고 마는 내용이라고 했다, 조금만 더 오르면 정상이 있을 거라고 믿고 참고 또 참고 올라왔는데, 돌이켜보니 지난 40년 동안 계속 힘든 오르막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더란다. 그래서 너무 억울해서 이제는 열심히 살지 않기로 결심했다는, 울지도 웃지도 못할 현실에 대한 풍자였다. 그래서인지 현실에서 표류하는 요즘의 이런 청년들에게 이빨이 먹히고 공감되는 책이 된 것 같았다.

 

근간 통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 대한민국의 청년 실업률은 약 10%쯤 된다고 한다. 98IMF 사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년인구 대비 대충 250만쯤 되려나? 그중 19살부터 29살까지 청년들이 서울시에만 144만 명쯤 되고, 이중 미취업 청년, 불안정 고용 상태 청년이 5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래서 서울시가 엄격(?)한 심사를 거쳐 이들 중 일부에게 매달 50만원씩 청년 수당을 주고 있다고 한다. 글쎄 엄격한 심사가 뭔지는 모르지만, 그러는 사이에 정작 나머지 청년들은 하마터면 열심히 살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즉 아등바등 살 필요가 뭐 있겠나, 이제부터 대충 살자, 노력한다고 보상받는 것도 아니고, 노력 안 해도 국가에서, 지자체에서 현금을 나눠주고 있으니 그냥 대충 살자, 열심히 일하는 거 보다는 주변의 완장찬 인간들에게 연줄연줄 잘만 보이기만 하면 되지 뭐 중뿔나게 노력할 필요가 있겠나...라는 심보가 팽배한다고 하면 과언일까. 결국 이런 것들이 청년들에게 아,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는 책을 공감하게 하는 이유일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 이런 청년을 공시생이라고 부릅니다.

정확하게는 누구도 파악하고 있지 못하지만, 최근 신문 보도는 공시생이 44만 명, 혹은 50여만 명쯤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요즘 초등학생에게 장래 꿈을 물어보면, 공무원이 되는 것이라는 대답이 흔합니다. 이 아이들은, 이 청년들은, 열심히 살 필요가 없는 신의 직장, 대충 살아도 되는 직장-그런 직장이 공무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민간 기업에 다니는 청년 10명 중에 7명은 공무원으로 인생 열차를 갈아타볼까 생각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청년들이 지금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에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 겁니다. 전 세계에 이런 나라는 아마 대한민국 밖에 없을 겁니다....

 

위 얘기는 TV조선 김광일 논설위원이 쓴 이런 칼럼의 일부이다.

맞다. 그러나 위정자들은 이런 비정상적이고 명분 없는 청년지원금은 결과적으로 사회 전반에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것을 알고 있지만 모른 척 하고 있다. 특히 청년들은 자기 분수와 능력에 따른 일자리를 구하려는 스스로의 노력보다는, 그냥 어떻게든 한정된 공무원이 되어 적당히 철밥통으로 살고자 한다. 이래서는 그들의 앞날은 없다. 왜냐면 우리 사회는 정권의 부침에 따라 그들의 가 되지 않으면 명줄을 부지하지 못하는 비정상적인 사회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정권은 젊은이에게 이마에 땀을 흘리라고 요구하기 보다는 현금을 살포하듯이 나눠주고, 세금으로 일시 채용해서 무작정 달달한 일자리 숫자를 늘려 가는 것만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이렇게 묻지 마 복지의 폭을 확대하다보면, 정말 우리 젊은이들은 모두가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는 책을 바이블로 삼을 것이기에 맥이 탁 풀리는 요즈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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