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웃었냐 하면요, 킬러 고래 녀석 때문이었어요.
마침 고래를 잡아 올리던 부두를 지났거든요.
산호세의 바닷가, point lobos 에서요.
살점을 뚜욱 잘라 먹는 킬러 고래한테 당해도
향유고래들은 그냥 피를 흘리다가 죽는다네요. 반항도 못하고.
칼럼을 쓰시는 임문자 선배님이 말씀하시기를
"어쩔 수 없잖아, 기왕 뜯긴 거, 어디가서 찾아..."
이야기를 꺼낸 이 시인님은,
"그녀석은 평화주의자야, 그냥 가만히 죽어가거든"
그런데 저는 발끈 화를 내며,
"그런 바보가 어딨어요?"
내려오다가 다시 생각하니 너무 우스웠어요.
한마디 말 속에 각자의 인생관이 들어있었지요.
같은 얘기로 웃는 얼굴 속에서도 다른 모습이 보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