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편지를 기다리며

2008.03.03 10:09

이의 조회 수:716 추천:2

봄 편지를 기다리며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 목요반 이의


올해도 봄 편지를 기다리며 정원을 기웃거리는데 여기저기서 수런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봄소식이 곧 올 것이라고……. 햇살은 따뜻한데 옷깃 속으로 싸늘한 바람이 비집고 들어온다. 동백나무 잎사귀는 어느 새 윤기가 나고 꽃봉오리가 아이들 볼모양 오동통해졌다. 그런가하면 한쪽 구석에는 녹다만 잔설이 군데군데 남아 가는 겨울을 아쉬워하고 있었다.
분홍, 주황, 진홍색 꽃을 피워낼 줄지어 늘어선 영산홍들의 꽃눈이 제법 도드라져 보이고 이파리들이 제 색깔을 찾고 있었다. 산수유도 질세라 머지않아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겨우내 죽은 듯이 메말라있던 가지에서 봄이 오면 기적처럼 눈이 트고 꽃이 피는 걸 보며 생명의 신비와 소중함을 생각하게 된다. 때가 되면 어김없이 연약한 눈이 딱딱한 껍질을 뚫고 나와 꽃을 피우는지! 자연의 선물은 신비스럽고 아름답다.
꽃이나 사람이나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우는 나무들이 서두르는 것을 보면 자랑하기 좋아하고 잘난 척하는 사람 같다. 선홍색의 진달래꽃 샛노란 개나리꽃이 흐드러지게 피고지면 파란 잎이 돋아난다. 그 모습대로 제각기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지만 파란 잎과 꽃이 어울려 조화롭게 피는 꽃이 더 아름다운 것 같다. 사람도 모난 사람보다 둥글둥글한 사람이 정이 가듯이.
나날이 달라지는 나무들을 바라보며 봄 편지가 머지않아 도착할 것을 생각하니 16살 소녀처럼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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