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지 물빛-2006년 조선일보 당선작-조성문

2008.01.27 09:20

이윤홍 조회 수:7947 추천:6

주산지 물빛


청송땅 샛별 품은 갈맷빛 외진 못물 갓밝이 저뭇한 숲 휘감아 도는
골짝만 된비알 뼈마디 꺽는 물소리 가득하다

호반새 울음 뒤에 퍼지는 새벽 물안개 실오리 감긴 어둠도 한올씩
풀어내고 삭은 살 연기가 되고 재 되는 저 춤사위.

사는 일 짐 부려놓고 제 거울 들여다보는 고요도 버거운 이 차갑게
돌아앉고 못속에 누운 왕버들 퉁퉁 부은 발이 시리다.

숨 돌릴 겨를 없이 짙붉게 타는 수달래 먹울음 되재우고 저마다
갈 길 여는가 내 앞에 툭툭 튄 물살 쌍무지개 지른다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12
어제:
19
전체:
61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