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레옥잠-2007 경향신문 당선작-신미나

2008.01.28 14:35

이윤홍 조회 수:8159 추천:15

부레옥잠


몸때가 오면 열 손톱마다 비린 낮달이 선명했다

물가를 찾는 것은 내 오랜 지병이라, 꿈속에서도 너를 탐하여
물위에 공방空房 하나 부풀렸으니 알을 슬어 몸엣것 비우고 나면
귓불에 실바람 스쳐도 잔뿌리솜털 뻗는 거라 가만 숨 고르면 몸물
오르는 소리 한 시절 너의 몸에 신전을 들였으니

참 오랜만에 당신

오실 적에는 볼 밝은 들창 열어두고 부러 오래 살을 씻겠네
문 밖에서 이름 불러도 바로 꽃잎 벙글지 않으매 다가오는
걸음소리에 귀를 적셔가매 당신 정수리 위에 뒷물하는 소리로나
참방이는 뭇별들 다 품고서야 저 달의 맨낯을 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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