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숲의 노래- 이민아

2008.01.28 13:34

이윤홍 조회 수:175 추천:10

대숲의 노래


금이 간 대금 하나 선방에서 얻어온 날
그 소리 들려올까 깊은 숨 불어 봐도
무너진 음의 계단은 올라설 줄 몰랐다

잘 마른 청을 뜯어 봉인된 어둠을 열고
대금의 몸을 갈라 죽비 하나 깍아본다
바람 속 음계를 긋던 소리의 꿈 야위는데

무설전無說殿 댓돌위에 미명을 끌어다가
벼랑 끝 마주서서 한 목숨 내려치자
단단한 징검다리가 어둠 속에 돋아났다

어깨 위에 꽂혀오는 댓잎의 푸른 눈들
잠든 몸 일으키는 감각의 도듬새에
아득한 생의 깊이가 스타카토로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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