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한가위 보름달/경향닷컴
2009.09.17 05:18
(여적) 한가위 보름달/경향닷컴
‘달하 노피곰 도다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널리 알려진
‘정읍사’의 첫 부분이다. 먼 옛날 백제의 아낙이 장사 나간 남편이
몸성히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애틋한 마음이 담겨있다.
달님이 하늘 높이 돋아 멀리멀리 환하게 비추어 남편이 가는 길을
무사히 지켜주기를 기원하고 있는 것이다.
태양은 낮을 밝히고 달은 밤을 밝힌다. 태양이 양(陽)이라면 달은
음(陰)이다. 달은 오래고 오랜 세월 인간과 다양한 감정적 교감을
나누었다. 윤선도는 ‘오우가(五友歌)’에서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추니 /밤중에 광명이 너만한 이 또 있느냐 /보고도
말아니하니 내벗인가 하노라’라고 노래했다.
달은 차면 기울고 기울면 찬다는 자연의 이치를 보여주기도 한다.
예전 우리의 어머니와 할머니들이 새벽에 정화수를 떠놓고 간절히
기원할 때 그 위에는 달이 빛나고 있었을 것이다.
추석 보름달은 원만하고 밝은 만월(滿月)이다. 한가위 보름달은
가득하고 풍요롭고 평화롭다. 오정방 시인은 ‘휘영청 보름달이 /
너무나도 눈부시니 /이웃의 별님네들 /빛을 잃어 잠적하고 /마알간
/하늘 가운데 /오직 저만 떠있네’라고 노래했다.
둥실 떠오른 한가위 보름달을 보는 마음은 넉넉하고 푸근하다. 옛
사람들은 한가위 보름달을 보고 복을 빌었다고 한다.
우리 선조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했다.
하늘은 맑고도 높으며 대지에는 풍요로운 결실이 넘실댄다. 여름내
흘린 땀들이 오곡백과로 영글었다. 풍성한 수확을 가져다준 자연의
섭리와 조상에 감사하는 때이다. 더욱이 오랜만에 가족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같은 추석에는 보름달이 있어야 그 의미가 더욱 살아난다.
올 추석에는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기상청은 추석 연휴기간 구름낀
날씨가 예상되지만 추석 당일에는 보름달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보한 바 있다.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은 땅 위의 모든
강에 둥글고 밝은 달이 환히 비춘다는 뜻이던가. 어렵고 주름진
우리의 생활과, 소외되고 어두운 우리 사회의 그늘에 환한 보름달이
비추는 그런 추석이었으면 한다.
〈이연재 논설위원〉
‘달하 노피곰 도다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널리 알려진
‘정읍사’의 첫 부분이다. 먼 옛날 백제의 아낙이 장사 나간 남편이
몸성히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애틋한 마음이 담겨있다.
달님이 하늘 높이 돋아 멀리멀리 환하게 비추어 남편이 가는 길을
무사히 지켜주기를 기원하고 있는 것이다.
태양은 낮을 밝히고 달은 밤을 밝힌다. 태양이 양(陽)이라면 달은
음(陰)이다. 달은 오래고 오랜 세월 인간과 다양한 감정적 교감을
나누었다. 윤선도는 ‘오우가(五友歌)’에서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추니 /밤중에 광명이 너만한 이 또 있느냐 /보고도
말아니하니 내벗인가 하노라’라고 노래했다.
달은 차면 기울고 기울면 찬다는 자연의 이치를 보여주기도 한다.
예전 우리의 어머니와 할머니들이 새벽에 정화수를 떠놓고 간절히
기원할 때 그 위에는 달이 빛나고 있었을 것이다.
추석 보름달은 원만하고 밝은 만월(滿月)이다. 한가위 보름달은
가득하고 풍요롭고 평화롭다. 오정방 시인은 ‘휘영청 보름달이 /
너무나도 눈부시니 /이웃의 별님네들 /빛을 잃어 잠적하고 /마알간
/하늘 가운데 /오직 저만 떠있네’라고 노래했다.
둥실 떠오른 한가위 보름달을 보는 마음은 넉넉하고 푸근하다. 옛
사람들은 한가위 보름달을 보고 복을 빌었다고 한다.
우리 선조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했다.
하늘은 맑고도 높으며 대지에는 풍요로운 결실이 넘실댄다. 여름내
흘린 땀들이 오곡백과로 영글었다. 풍성한 수확을 가져다준 자연의
섭리와 조상에 감사하는 때이다. 더욱이 오랜만에 가족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같은 추석에는 보름달이 있어야 그 의미가 더욱 살아난다.
올 추석에는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기상청은 추석 연휴기간 구름낀
날씨가 예상되지만 추석 당일에는 보름달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보한 바 있다.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은 땅 위의 모든
강에 둥글고 밝은 달이 환히 비춘다는 뜻이던가. 어렵고 주름진
우리의 생활과, 소외되고 어두운 우리 사회의 그늘에 환한 보름달이
비추는 그런 추석이었으면 한다.
〈이연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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