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 가는 미국의 시문학, 살아나는 한국의 시문학/문혜숙
2010.12.10 09:48
【한국문인 해외특파원 보고】
잊혀져 가는 미국의 시문학, 살아나는 한국의 시문학
문 혜 숙 (시인/본지 시애틀 특파원)
시(詩)는 글을 쓰는 사람의 눈을 통해 비춰지는 숨겨진 삶의 면목들을 바라보는 것이며 또한 시문학(詩文學)이란 시인의 섬세하고 예리한 감성으로 모든 사람의 가슴에 남아 그들의 심장을 흔들어대는 창조적 표현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근대에 와서 시문학(詩文學)은 사람들의 심장을 흔들어 대기는커녕 사람들로부터 점점 잊혀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한국의 신문에서 연재 소설이 사라져가고 서점에 쌓여 있는 시집들이 거의 팔리지 않고 있다고 하듯이 이곳 미국에서도 시(詩)는 미 주류 문학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희미하게 사라져 가고 있고, 시인(詩人)은 중세 수도원의 승려쯤으로 취급받는다고 한다.
이렇듯 미국 사회에서나 우리 이민자들 가슴속에서 시문학(詩文學)이 공허한 형태로 퇴보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아침 일찍부터 가게문을 열고, 아니면 새벽부터 일터를 찾아 나서며 주말조차 잊은 채 일요일까지도 땀주머니를 옆구리에 차고 허덕이며 일을 해야하는 많은 이민자들에게 "시(詩)"는 그야말로 사치한 영역이라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더구나 요 몇 년 사이에 증권가격의 폭락, 세계경제의 침체, 911 테러사건, 북한의 핵문제, 이라크 전쟁 등 비중 있는 테마 속에 가려져 이민자들의 가슴은 더욱 삭막해지고 시(詩)와는 자연히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렇게 힘들고 삭막하게만 느껴지는 미국에서도 가끔은 한 잔의 커피 향을 여유 있게 음미할 수 있고, 빛바랜 젊은 날의 추억을 아름답게 떠올릴 수 있는, 다시 말해서 잊혀져 가는 시문학에 대한 기억을 새롭게 상기 시켜주는 행사들도 있다.
미국의 봄은 유난히 향기 짙은 아름다운 계절이다.
그 중에서도 시애틀(Seattle)의 3-4월은 끝없이 펼쳐진 들판 위에 한나절의 빛살을 타고 줄기마다 물이 올라 꽃망울 터지는 소리를 들을 수가 있다.
시애틀에 3월이 시작되면 큰 무리를 지어 황금 물결로 파도치는 수선화 축제가 사람들의 지친 가슴에 시원한 청량제 역할을 해주고, 4월이 시작되면 굽이굽이 펼쳐진 산허리를 돌면서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키듯 끝이 보이지 않는 환상의 "튤립 축제"는 그야말로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곳 미국의 4월은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시문학의 달(National poetry month)"이라는 사실이다.
1996년 미국 시인협회(The Academy of American poets)가 이 날을 "시문학의 달"로 정한 후 계속 이어져 내려오면서 해마다 4월이 되면 미 일간지에 시문학이 소개되는가 하면 미국의 유명한 계관시인들을 초대하여 시 낭송회를 갖는 등 미 전국에서는 다채로운 행사가 벌어진다. 일부 시집을 판매하려는 마지막 수단으로 시문학의 달이 제정되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미국의 4월, 다시 말해서 "시문학의 달"은 미국 사회에서 잊혀져 가고 있는 시문학을 붙들어주는 마지막 불꽃이 아닌가 싶다.
이곳 시애틀에서도 해마다 "시문학의 달"에 대한 행사가 이루어지는데 다른 주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하는 행사는 없지만 시애틀에 위치한 반스 엔 노블 서점(Bans & Noble Library)에서는 일본 haiku(3행시) 현상 공모전이 열리기도 하였고, 시애틀 킹카운티 도서관(King County Library) 주최로 미국 문단의 첫손 꼽히는 시인 로버트 하스(Robert Hass / 前 미의회 계관 시인, 버클리대 교수)를 초청해 그의 자작시 낭송모임을 뷰리엔 도서관(Burien Library)과 커크랜드 공연장(Kirkland Performance Center)에서 가지기도 하였는데 로버트 하스 시인의 시 낭송회는 한편으로는 쓸쓸한 공연장을 보면서 시로부터 일반의 관심이 사라지는 미 문화 풍토를 안타까워하는 소리 없는 한탄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시문학을 사랑하는 우리들에게는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이렇게나마 미국 사회에 잊혀져 가는 시문학이 지탱을 하고 있다면 이곳 서북미 지역의 한인 문화와 문학에 대한 관심도는 아직은 "미미한 상태"라고 할 수 있지만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가듯 조금씩 발전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해마다 문예진흥원이나 대산 재단의 후원으로 작가 박완서, 최인호, 오정희씨 등이 이 지역을 방문하여 워싱턴 주립대학(University of Washington)에서 문학에 관한 강연회를 개최해 일반인들보다는 한국에서 태어나 이민온 1.5세 학생들에게 문학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워싱턴 주립대학에서는 지난해 한국학과를 패쇄할 뜻을 비쳤다가 이 지역 교포들과 학생들의 시위에 부딪치고, 한국 정부에서 50만 불의 보조금을 보냄으로서 한국학과를 그대로 존속시킨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곳 시애틀 지역에 한국일보와 중앙일보라는 양대 일간지가 배포된지 20년이 넘지만 문화와 문학에 관련된 지면을 할애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 그리고 한국 서적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서점이 시애틀(Seattle), 타코마(Tacoma), 페더럴웨이(Federal Way) 지역에 각 한 개씩 있기는 하지만 주로 기독교 서적 위주로 운영을 하고 있고 교포들 역시 각자의 바쁜 생활로 인하여 독서에 눈 돌릴 겨를이 없는 실정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6년전 한국어 방송인 "라디오한국"(사장 서정자)이 개국되고 한혜진 아나운서와 김정태 시인이 진행하는 '시와 음악의 산책'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매일 두 편의 시를 해설과 함께 소개함으로 교포 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이를 시작으로 '서북미 문학인협회'와 '워싱턴주 문인협회'가 창립되었으며 시와 산문 등에 관심이 있는 교포들이 하나 둘 참여하기 시작하여 몇 년 사이에 본국 문예지를 통하여 권태성, 박미영, 박숙희씨 등 시인 10명과 수필가 이성수, 김현길씨를 배출하게 되었고, 문혜숙(시애틀의 새벽), 오정방(그리운 독도), 김지나(보랏빛 향기)씨 등이 개인 시집을 발간하기도 하였다. 또한 양대 문인협회는 계간 동인지 "들뫼"와 "뿌리"를 발행하여 이 지역 한인 사회에 문학을 통한 정서 교육의 축을 감당하고 있다.
특히 두 문인 단체 가운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워싱턴주 문인협회(회장 문혜숙)는 지난 12월 13일 페더럴웨이(Federal Way)에 있는 유일한 한인 소유의 문화 공간 "소치 갤러리"(대표 송명수)에서 회원 12명과 초대 인사 3명의 시낭송회 및 시화전을 개최하여 이 지역 교민들의 가슴에 진한 감동과 시심(詩心)을 심어 주었다.
이 날 시낭송회에서는 타코마 한인회 초대 회장을 역임한 한국 육군 예비역 준장 출신의 박남표씨, 시애틀 총영사관의 신용기 문화담당 영사, 페더럴웨이 시의 박영민 시의원, 아태문화재단 서인석 회장, 타코마 성산 갤러리 대표이자 동양화가 임이식 화백 등이 참석하여 축사와 애송시 낭송을 하여 자리를 빛내주었으며, 이태리 성악가 Mauro Torrngiotti씨와 이수진 부부가 특별 출연하여 동심초, 무정한 마음 등을 노래하고 Clarinet연주까지 곁들여 낭송회장을 가득 메운 교포들과 더불어 근래에 보기 드문 대성황을 이루었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동인 시화전을 개최하여 교민 사회에 시문학의 불길을 당기는 역할을 시도했다.
이처럼 문학의 볼모지였던 서북미 지역에 힘든 이민 생활의 벽을 뛰어 넘어 현실적인 밥이 되어 주지 못해 문학에 무관심했던 교포사회를 일깨우기 위해서 노력하는 열정적인 교포 문인들이 있다는 것은 잊혀져 가는 미국의 시문학에 대한 아쉬움과 절망보다는 새롭게 피어나는 한국 시문학에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한다.
1903년 1월 13일, 우리의 선조들이 젖과 꿀이 흐르는 미지의 땅을 향해 망망대해를 건너 하와이에 도착한 것이 어느새 이민 100주년을 맞이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한인 미국 이주 100년을 기념하여 "지난 세기동안 한국계 이민자들과 그들의 자손은 미국의 번영을 도왔고, 미국 공동 사회를 강화했으며, 미국의 자유를 수호했다. 제 1,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등 여러 전쟁에 대한 참여를 통해 한국계 미국인들은 명예와 용기로 우리 나라에 봉사하면서 우리 나라를 강하게 만든 가치를 지지했다."는 기념문을 낭독했고, 이곳 워싱턴주에서도 올림피아(Olympia) 국회의사당에서 상하원은 한국계 신호범(미국명 폴 신) 상원의원 등 18명의 발의로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문이 채택되었다.
이와 같이 100년이라는 한국인의 이민역사가 미국 땅에 깊은 뿌리를 내린 것처럼, 이곳 워싱턴주에 거주하는 한인들도 약 13만 명으로 불어났으며, 그중 3천 5백 여명이 개인 사업을 하여 연간 1억 5천만 불 매상에 1천 8백만 불의 세금을 주정부에 내고 있다고 한다. 또한 신호범 상원의원, 박영민 페더럴웨이 시의원, 장태수 쇼어라인 시의원등 한국계 정치인들 역시 미주류 사회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는 이민 100주년을 맞이한 2003년을 기점으로 사업이나 정치뿐만 아니라 왕성한 교포 사회의 문학 활동을 통하여 잊혀져 가는 미국의 시문학에 새로운 희망이 되고 우리 교포 사회뿐만 아니라 미 주류 사회를 감동시킬 수 있는 자랑스러운 문인들이 속속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잊혀져 가는 미국의 시문학, 살아나는 한국의 시문학
문 혜 숙 (시인/본지 시애틀 특파원)
시(詩)는 글을 쓰는 사람의 눈을 통해 비춰지는 숨겨진 삶의 면목들을 바라보는 것이며 또한 시문학(詩文學)이란 시인의 섬세하고 예리한 감성으로 모든 사람의 가슴에 남아 그들의 심장을 흔들어대는 창조적 표현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근대에 와서 시문학(詩文學)은 사람들의 심장을 흔들어 대기는커녕 사람들로부터 점점 잊혀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한국의 신문에서 연재 소설이 사라져가고 서점에 쌓여 있는 시집들이 거의 팔리지 않고 있다고 하듯이 이곳 미국에서도 시(詩)는 미 주류 문학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희미하게 사라져 가고 있고, 시인(詩人)은 중세 수도원의 승려쯤으로 취급받는다고 한다.
이렇듯 미국 사회에서나 우리 이민자들 가슴속에서 시문학(詩文學)이 공허한 형태로 퇴보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아침 일찍부터 가게문을 열고, 아니면 새벽부터 일터를 찾아 나서며 주말조차 잊은 채 일요일까지도 땀주머니를 옆구리에 차고 허덕이며 일을 해야하는 많은 이민자들에게 "시(詩)"는 그야말로 사치한 영역이라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더구나 요 몇 년 사이에 증권가격의 폭락, 세계경제의 침체, 911 테러사건, 북한의 핵문제, 이라크 전쟁 등 비중 있는 테마 속에 가려져 이민자들의 가슴은 더욱 삭막해지고 시(詩)와는 자연히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렇게 힘들고 삭막하게만 느껴지는 미국에서도 가끔은 한 잔의 커피 향을 여유 있게 음미할 수 있고, 빛바랜 젊은 날의 추억을 아름답게 떠올릴 수 있는, 다시 말해서 잊혀져 가는 시문학에 대한 기억을 새롭게 상기 시켜주는 행사들도 있다.
미국의 봄은 유난히 향기 짙은 아름다운 계절이다.
그 중에서도 시애틀(Seattle)의 3-4월은 끝없이 펼쳐진 들판 위에 한나절의 빛살을 타고 줄기마다 물이 올라 꽃망울 터지는 소리를 들을 수가 있다.
시애틀에 3월이 시작되면 큰 무리를 지어 황금 물결로 파도치는 수선화 축제가 사람들의 지친 가슴에 시원한 청량제 역할을 해주고, 4월이 시작되면 굽이굽이 펼쳐진 산허리를 돌면서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키듯 끝이 보이지 않는 환상의 "튤립 축제"는 그야말로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곳 미국의 4월은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시문학의 달(National poetry month)"이라는 사실이다.
1996년 미국 시인협회(The Academy of American poets)가 이 날을 "시문학의 달"로 정한 후 계속 이어져 내려오면서 해마다 4월이 되면 미 일간지에 시문학이 소개되는가 하면 미국의 유명한 계관시인들을 초대하여 시 낭송회를 갖는 등 미 전국에서는 다채로운 행사가 벌어진다. 일부 시집을 판매하려는 마지막 수단으로 시문학의 달이 제정되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미국의 4월, 다시 말해서 "시문학의 달"은 미국 사회에서 잊혀져 가고 있는 시문학을 붙들어주는 마지막 불꽃이 아닌가 싶다.
이곳 시애틀에서도 해마다 "시문학의 달"에 대한 행사가 이루어지는데 다른 주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하는 행사는 없지만 시애틀에 위치한 반스 엔 노블 서점(Bans & Noble Library)에서는 일본 haiku(3행시) 현상 공모전이 열리기도 하였고, 시애틀 킹카운티 도서관(King County Library) 주최로 미국 문단의 첫손 꼽히는 시인 로버트 하스(Robert Hass / 前 미의회 계관 시인, 버클리대 교수)를 초청해 그의 자작시 낭송모임을 뷰리엔 도서관(Burien Library)과 커크랜드 공연장(Kirkland Performance Center)에서 가지기도 하였는데 로버트 하스 시인의 시 낭송회는 한편으로는 쓸쓸한 공연장을 보면서 시로부터 일반의 관심이 사라지는 미 문화 풍토를 안타까워하는 소리 없는 한탄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시문학을 사랑하는 우리들에게는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이렇게나마 미국 사회에 잊혀져 가는 시문학이 지탱을 하고 있다면 이곳 서북미 지역의 한인 문화와 문학에 대한 관심도는 아직은 "미미한 상태"라고 할 수 있지만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가듯 조금씩 발전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해마다 문예진흥원이나 대산 재단의 후원으로 작가 박완서, 최인호, 오정희씨 등이 이 지역을 방문하여 워싱턴 주립대학(University of Washington)에서 문학에 관한 강연회를 개최해 일반인들보다는 한국에서 태어나 이민온 1.5세 학생들에게 문학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워싱턴 주립대학에서는 지난해 한국학과를 패쇄할 뜻을 비쳤다가 이 지역 교포들과 학생들의 시위에 부딪치고, 한국 정부에서 50만 불의 보조금을 보냄으로서 한국학과를 그대로 존속시킨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곳 시애틀 지역에 한국일보와 중앙일보라는 양대 일간지가 배포된지 20년이 넘지만 문화와 문학에 관련된 지면을 할애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 그리고 한국 서적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서점이 시애틀(Seattle), 타코마(Tacoma), 페더럴웨이(Federal Way) 지역에 각 한 개씩 있기는 하지만 주로 기독교 서적 위주로 운영을 하고 있고 교포들 역시 각자의 바쁜 생활로 인하여 독서에 눈 돌릴 겨를이 없는 실정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6년전 한국어 방송인 "라디오한국"(사장 서정자)이 개국되고 한혜진 아나운서와 김정태 시인이 진행하는 '시와 음악의 산책'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매일 두 편의 시를 해설과 함께 소개함으로 교포 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이를 시작으로 '서북미 문학인협회'와 '워싱턴주 문인협회'가 창립되었으며 시와 산문 등에 관심이 있는 교포들이 하나 둘 참여하기 시작하여 몇 년 사이에 본국 문예지를 통하여 권태성, 박미영, 박숙희씨 등 시인 10명과 수필가 이성수, 김현길씨를 배출하게 되었고, 문혜숙(시애틀의 새벽), 오정방(그리운 독도), 김지나(보랏빛 향기)씨 등이 개인 시집을 발간하기도 하였다. 또한 양대 문인협회는 계간 동인지 "들뫼"와 "뿌리"를 발행하여 이 지역 한인 사회에 문학을 통한 정서 교육의 축을 감당하고 있다.
특히 두 문인 단체 가운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워싱턴주 문인협회(회장 문혜숙)는 지난 12월 13일 페더럴웨이(Federal Way)에 있는 유일한 한인 소유의 문화 공간 "소치 갤러리"(대표 송명수)에서 회원 12명과 초대 인사 3명의 시낭송회 및 시화전을 개최하여 이 지역 교민들의 가슴에 진한 감동과 시심(詩心)을 심어 주었다.
이 날 시낭송회에서는 타코마 한인회 초대 회장을 역임한 한국 육군 예비역 준장 출신의 박남표씨, 시애틀 총영사관의 신용기 문화담당 영사, 페더럴웨이 시의 박영민 시의원, 아태문화재단 서인석 회장, 타코마 성산 갤러리 대표이자 동양화가 임이식 화백 등이 참석하여 축사와 애송시 낭송을 하여 자리를 빛내주었으며, 이태리 성악가 Mauro Torrngiotti씨와 이수진 부부가 특별 출연하여 동심초, 무정한 마음 등을 노래하고 Clarinet연주까지 곁들여 낭송회장을 가득 메운 교포들과 더불어 근래에 보기 드문 대성황을 이루었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동인 시화전을 개최하여 교민 사회에 시문학의 불길을 당기는 역할을 시도했다.
이처럼 문학의 볼모지였던 서북미 지역에 힘든 이민 생활의 벽을 뛰어 넘어 현실적인 밥이 되어 주지 못해 문학에 무관심했던 교포사회를 일깨우기 위해서 노력하는 열정적인 교포 문인들이 있다는 것은 잊혀져 가는 미국의 시문학에 대한 아쉬움과 절망보다는 새롭게 피어나는 한국 시문학에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한다.
1903년 1월 13일, 우리의 선조들이 젖과 꿀이 흐르는 미지의 땅을 향해 망망대해를 건너 하와이에 도착한 것이 어느새 이민 100주년을 맞이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한인 미국 이주 100년을 기념하여 "지난 세기동안 한국계 이민자들과 그들의 자손은 미국의 번영을 도왔고, 미국 공동 사회를 강화했으며, 미국의 자유를 수호했다. 제 1,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등 여러 전쟁에 대한 참여를 통해 한국계 미국인들은 명예와 용기로 우리 나라에 봉사하면서 우리 나라를 강하게 만든 가치를 지지했다."는 기념문을 낭독했고, 이곳 워싱턴주에서도 올림피아(Olympia) 국회의사당에서 상하원은 한국계 신호범(미국명 폴 신) 상원의원 등 18명의 발의로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문이 채택되었다.
이와 같이 100년이라는 한국인의 이민역사가 미국 땅에 깊은 뿌리를 내린 것처럼, 이곳 워싱턴주에 거주하는 한인들도 약 13만 명으로 불어났으며, 그중 3천 5백 여명이 개인 사업을 하여 연간 1억 5천만 불 매상에 1천 8백만 불의 세금을 주정부에 내고 있다고 한다. 또한 신호범 상원의원, 박영민 페더럴웨이 시의원, 장태수 쇼어라인 시의원등 한국계 정치인들 역시 미주류 사회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는 이민 100주년을 맞이한 2003년을 기점으로 사업이나 정치뿐만 아니라 왕성한 교포 사회의 문학 활동을 통하여 잊혀져 가는 미국의 시문학에 새로운 희망이 되고 우리 교포 사회뿐만 아니라 미 주류 사회를 감동시킬 수 있는 자랑스러운 문인들이 속속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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