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서의 사실과 연출

2019.06.02 06:07

강우택 조회 수:3

전쟁에서의 사실과 연출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정부는 해마다 6월이 되면 한국전쟁 참전 전사자유족들을 초청하여 위로행사를 갖는다. 올해도 50명의 미군전사자가족을 서울의 보훈회관으로 초대하여 위로행사를 가졌. 유족들은 가슴에 영정사진을 안고 행사장으로 들어왔으며, 비무장지대의 ‘화살머리’ 유해발굴현장에 안내되었다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75,6년 전 당신들의 가족은 이런 곳에서 어떻게 싸웠으며, 목숨을 바쳤는가를 보여 주는 듯했다. 현장의 유해는 물론 단추 하나까지 정성스럽게 상자에 담았다. 흔히 한국전을 가리켜 '잊혀진 전쟁'이라고 한다. 아들 유족들에게는 결코 잊혀진 전쟁일 수 없다. 물론 우리도 그렇다. 이들 모든 전사자들은 한국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다준 영웅들이요, 고마운 분들이다. 전쟁에서 국민의 사기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우리 국민들은 6.25불법남침과 국토방위라는 명분 아래 굳게 뭉친 것이 국난극복의 힘이 되었다.

 2차세계대전의 상징과도같은 ‘이오지마의 성조기’라는사진이 있다. 당시 섬 점령에 성공한 미 해병대는 섬 상공에 미국의 성조기를 걸어 휘날리게 했다. 우리에게 유황도로 잘 알려진 그 섬은 당시 미국과 일본 모두 놓칠 수 없는 전략적인 섬으로, 만일 일본이 빼앗기면 일본 본토가 미군의 폭격권에 들어와 미국은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었다. 따라서 일본군은 옥쇄로 저항했으며, 미군 역시 희생이 컸었다. 때마침 그곳에 있었던 전략가는 그 성조기를 보고 선전도구의 전략을 세웠다. 성조기를 다시 밑으로 끌어내려 다시 세우면서 그 장면을 사진과 필름으로 남겨둔 것이다. 그러나 애초의 성조기를 세운 병사들은 죽거나 크게 다쳐 이용할 수 없자 다른 병사들을 대타로 이용해 그 장면을 연출했다. 대타로 이용된 병사들은 하루 아침에 전쟁영웅으로 둔갑되어 전쟁중에도 미국 본토에서 열린 환영군중대회에 나타나야만 했다. 양심에 가책을 받은 이들 병사들은 우리는 처음 세운 성조기용사들이 아니라고 변명했지만, 그 소리는 군중의 열광에 파묻혀 들리지 않았다. 한 어머니가 사진을 들고 연단에 나타나 이 병사가 내 아들 행크스가 맞느냐고 물었다. 얼굴이 안찍힌 사진이지만 어미가 제 아들을 몰라보겠느냐 항변했지만 묵살되었다. 성조기의 거짓 연출은 헐리우드 전쟁영화 ‘아버지의 깃발’에서 허구임을 증병해 주었다. 2차대전이 길어지자 미국 국민들은 전쟁의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했으며, 막대한 전비가 소요되었다. 국민의 사기도 높이고, 애국심에 호소하여 전쟁채권도 팔아야 했다. 미국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고. 성조기 엽서는 불티나게 팔렸다. 전쟁 중 이 사진 한 장이 큰 위력을 발휘했다고하니 한 전략가의 위대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018년의 평창 동계올림픽은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 모든 사람들의 한마당축제였다. 이 축제를 계기로 남북정상회담이 열렸고, 우리 국민은 잠시 전쟁의 불안에서 한숨 돌릴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과 북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으며, 머지않아 평화통일도 이룰 수 있다는 꿈도 안겨 주었다. 그러나 두 번의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차츰 그 꿈이 멀어지는 느낌마져 든다. 헥폐기에 대해 북한정권이 진정성을 갖고 있는가 다시 예전 남북관계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적어도 한반도의 평화문제만큼은 특정한 사람들의 연출이 아닌 역사적 사실과 진실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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