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본선에 들어가려나. 잠이 오지 않아 컴퓨터에 앉아 있는데 띠용띠용 딸이 채팅 신청이다. 일이 많아 매일 새벽1시 2시까지 저러고 있으니 하지 말랄수도 없고 도와줄수도 없고. 그렇쟎아도 아들이 한마디했다. 엄마 아빠가 계속 밀어 붙여 대학서 부터 대학원, 지금까지 무려 10년을 한결같이 컴 앞에서 저게 무슨 짓이냐고. 누나가 지금 지쳐서 터져버렸단다. (burn out ) 들어보면 반 놈팽이 놀음 하고 있는 자기 합리화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맞는 말 같기도 하고. 지난 일요일 딸이 말했었다. 자기가 하는 일에 의미를 두지 못하겠다고. 회사를 위해서가 아닌 사람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다른 생각하지 말고 보람이 건져지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라고 했다. 그리고 그 틈에 6개월 쯤 쉬어랬더니 고개를 끄덕끄덕. 지칠만도 하다. 일주일 내내 저러고 있으니. 이게 무슨 짓인가 싶은 생각도 들겠지. 번아웃 되었냐고 우리가 잘못 했냐고 물었더니 자기도 자기를 닥달했었단다. (I pushed myself, too) 너가 첫째 아이라서 우리가 시행 착오가 많았다고 했더니 그렇게 저렇게 같이 배우면서 살아가는거란다. 말이라도 고마워서 그만 목이 메였다. 고등 학교 때는 대학만 들어가면 대학 가서는 졸업 잘해 취직만 하면. 그러면 끝인줄 알았더니 취직하고 있어도 또 걱정이다. 결혼 시켜도, 손주 보아도 걱정이 끝이 없다는 선배들의 말을 생각하며 어디까지 가면 부모의 마음 자리가 쉴 수 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