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발자국
2009.11.24 12:08
꽉 찬 발자국.
하늘을 덮어 버린 향기며 색깔을 버린 숲에는
발자국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살금 살금 키를 낮추고 숨소리 죽이며
걸어갔던 길위엔 눈물 가득한 빈 허공,
가을과 함께 떠났다.
말없이 표지판으로 보여주는
그리움의 밀도는 움직일 수 없는 빈의자로 남았다.
누군가 머물다 간 자리엔 따스한 온기가
서려있지만 더 이상 찾아 올 사람이 없다.
초록 등댓불을 바라보며 주먹을 다시
움켜 쥐었던 켓츠비의 꿈은 멀어졌다가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하게 찾아올 지도 모를 일,
그러니 문은 언제나 열어 두어야 한다.
먼 길을 돌아 온 그가 마실 물을
차갑게 준비 해 두어야 한다.
그를 따라 가는 길의 무수한 발자국들로
인해 온 몸 푸른 비수로 그은 상처
또한 소멸되고 만다는 것을 바람은 안다.
텅 빈 숲속으로 버리고 가는 길이 향기로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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