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의 가면을 쓰고
2008.07.25 11:32
위선의 가면을 쓰고
초등학교 3학년생인 정현이가 던지는 말
선생님은 너무 순수하세요.
초롱한 아이의 눈망울에 비친 내가
순수함이라니
그 고운 언어에 몸둘 바 몰라
황망히 말머리를 돌린다
올 여름은
천둥치듯 으르릉 꽝꽝대는
콘크리트 깨는 드릴 소리와
석공들의 망치와 돌 자르는 소리에
몸과 마음은 피페되어
영혼의 향기로움은 사라져 버렸다.
아이들 앞에서는
귀를 막고 못 들은 척
보이지 않는 먼곳의 풍경
스쳐 지나간 듯
나이 들어 할 수 있는
적당히 넘어 갈 줄 아는 지혜를 구하며
위선의 가면을 쓰고
정중동하지도 못하면서 하는척
순수한 언어가 물들까봐
화제 돌리고 목소리 높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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