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어지럼증

2009.11.22 14:36

박정순 조회 수:92

벚꽃이 차르르 물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토요일 오후 고속터미널 뉴코아아울렛 거리는 자동차들의 행렬로 왁자지껄 붐빈다 천만 시민이 산다는 서울에서 마음을 열고 만날 사람이 없어 윈도우쇼핑을 갔다 자주색 빠알간 독일의 복스바겐 위에 "결혼했어요." 하고 알리는 풍선에 내 마음이 빼앗겼나 보다 마주 오는 차를 비켜 주려다 요지부동의 그의 자태에 반하여 슬쩍 뒷 범퍼에 손톱자국을 냈다 "이게 웬 질투람." 고개 내민 운전기사인 새신랑, "이 차 외제니까 보험 처리해 주세요." 그의 말에 고개 끄덕여 보험 처리 접수 중인데 기다리기 힘들다고, "나 병원에 입원할께요" "경찰에 신고할까요?" 꽃들이 까르르 까르르 웃음 쏟아내고 있다 예술00대학 교수라는 그의 명함 위로 눈 시린 봄날의 어지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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