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을 고르다가

2009.11.22 14:56

박정순 조회 수:36

트럭에 가득 실려 있는 수박을 팔기 위해 공중을 메아리치는 수박장수의 외침이 캄캄한 하늘을 붉은 열기로 가득 메워 내 안으로 걸어 온다 굵은 땀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고 몸안에서 천천히 수박의 시원하고 달콤한 향이 감아 환한 등불이 되었다 커다란 녀석의 얼굴을 통통 두드렸다가 요리 조리 만져 보다가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하는 순간 허공을 찢는 절명의 소리 붉은 피가 길을 내고 힘껏 내던져진 그의 육신을 향해 길 위에다 보시를 하기 위해 내게로 건너오는 찰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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