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먹는 말 (제 2 동화집)

2012.06.20 08:58

홍영순 조회 수:666 추천:61

                      돈 먹는 말

                                                

나는 제롬이라고 하는 하얀 말입니다.
갈색 말 윈디와 분홍 말 핑키와 함께 삽니다. 우린 작아서 어른은 못 타고 아이들만 탈 수 있어요.
작으면 아기 말이냐고요?
아니요. 우리는 엄마, 아빠가 없으니까 아기 말이 아닙니다.
엄마 없는 말이 어디 있냐고요?  
우리는 정말 엄마가 없다니까요. 25센트짜리 동전을 먹고 아이들을 태워주는 플라스틱 말인데 엄마가 있겠어요?
우리는 도시 변두리 허름한 식품마켓 바로 문 옆에 있어요. 이 근처에는 시민아파트와 낡은 아파트들이 있는데 여기서 도시는 끝나고 농장들이 시작됩니다.
그래도 나는 여태까지 살아온 곳 중에 여기가 제일 마음에 듭니다. 전에는 으리으리한 집들이 있는 곳에 살았는데 아이들이 별로 없었어요. 아이들이 있다 해도 우리 같은 작은 플라스틱 말을 타러 오겠어요? 승마장에 가서 진짜 말을 타겠지요.
거기 있을 때는 며칠에 한 번씩 우리주인 탐슨씨가 돈을 꺼내러오면 무서웠어요.
“누가 내 돈 다 꺼내 간 거야? 아니면 이 동네는 아이들이 없는 거야?”
탐슨씨는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우리를 발로 마구 걷어찼어요. 결국 탐슨씨는 아이들이 많은 이곳으로 우리를 데려왔어요.  
나는 여기 아이들이 좋아요.
작은 플라스틱 말을 타도 진짜 말을 탄 것처럼 마냥 행복해 하니까요. 사랑스런 아이들이 많은 여기라고 문제가 없고 늘 기쁜 일만 있는 건 아닙니다. 여기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이에요. 불법으로 와서 사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사람들은 얼마 전에 일하던 농장에서 쫓겨났대요.
  
추수감사절이 되자 칠면조 사러 온 사람들로 마켓이 바빠졌어요. 저녁 늦게 한 엄마가 어린남매를 데리고 마켓에 왔어요. 아이들은 우리를 보더니 엄마를 졸랐어요.
“엄마, 말 태워줘.”
대여섯 살쯤 된 남자 아이가 우리를 태워달라고 했어요.  
“오늘은 칠면조 살 돈 밖에 없어.”
엄마가 아이 손을 잡아끌었어요.
“엄마, 나 칠면조 조금만 먹고 말 탈래.”
“칠면조 구우면 네가 제일 잘 먹잖아.”
“엄마, 나는 칠면조 안 먹을래. 말 태워줘.”
서너 살쯤 된 딸도 말을 태워달라고 졸랐어요.
“왜 너까지 그러니? 오늘은 칠면조를 사야 해.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 고모, 이모가 오니까 큰 칠면조 사야지.”
“한번만 타고 안탈게.”
아이들이 자꾸 조르자, 엄마가 25센트짜리 동전 두 개를 우리에게 먹여줬어요.
우리는 동전을 먹자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빙글빙글 돌았어요. 아이들은 우리 등에서 엉덩이를 들썩이며 노래를 따라 불렀고요.
그런데 어쩌면 좋지요?
우린 1분 만에 섰어요. 나는 좀 더 뛰려고 애썼지만 뛰어지지가 않았어요.
아이들은 금방 끝난 게 섭섭해서 우리 등에서 내려오지 않았어요.
“엄마, 한번만 더.”
“어서 내려와.”
“엄마, 한번만 더.”
아이들이 떼를 쓰자 엄마는 아이들을 우리 등에서 억지로 끌어 내리려고 했어요.
“싫어. 싫어.”
아이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우리 목을 끌어안고 안 내려갔어요.
한참을 아이들과 옥신각신하던 엄마가 획 돌아서서 혼자 마켓 안으로 들어갔어요.
귀여운 어린 남매는 그래도 내려가지 않고 엄마가 다시 나오기를 기다렸어요.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엄마는 안 나오고, 아이들 눈에선 눈물이 흘러내렸어요. 나는 우리 주인 탐슨씨가 미웠고, 1분 만에 멈추는 나도 싫었어요.
어린아이들은 엄마가 칠면조를 사가지고 나올 때까지 우리 등에서 울고 있었어요.

그날 밤, 나는 울던 어린남매 생각에 잠들지 못했어요.
동쪽 하늘이 밝아오자 난 윈디와 핑키를 불렀어요.  
“윈디야, 핑키야! 우리 돈 없는 아이들 오면 그냥 태워주자.”
“야, 그게 우리 마음대로 되는 거니? 그리고 돈을 안 주는데 왜 태워주니?”
윈디가 잠이 덜 깬 목소리로 퉁명스레 말했어요.
“아무리 플라스틱 말이지만, 우리는 말이니까 말답게 살아보자.”
“우린 돈을 먹어야 빙빙 돌기도 하고 노래도 하잖아. 돈을 못 먹으면 우린 아무것도 못하니까 그렇지.”
윈디가 화를 냈어요.
“나는 제롬 생각에 찬성이야. 그런데 방법이 있니?”
  핑키가 나를 거들었어요.
“우리가 꼭 하려고 하면 방법이 있을 거야.”
내가 진지하게 대답하자, 윈디가 좀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어요.  
“너희들 마음을 알겠다. 그럼 좋은 방법을 찾아봐.”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돈 없는 아이들을 그냥 태워줄 방법이 없었어요. 25센트짜리 동전 두개를 먹어야만 우리는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
그때 하늘에서 반짝이는 아침햇살을 뿌리며 천사가 내려왔어요.
“와아, 천사님이다!”
우리가 황홀하게 쳐다보자 천사가 말했어요.
“너희들이 좋은 일 한다고 해서 도와주러 왔다.”
“천사님이 우리를 도와주실 거예요?”
“너희들이 원한다면 가난한 아이들은 돈 없어도 탈 수 있게 해줄게. 그런데 너희들이 많이 힘들 거야. 그래도 괜찮겠니?”
“많이 힘들다고요?”
핑키가 걱정스레 물었어요.
“날마다 쉬지 못하고 뛰게 될 테니까 힘들지.”
천사가 대답했어요.
“날마다 쉬지 않고 뛰면 우린 금방 망가지잖아요?”
윈디가 놀라며 말했어요.  
“쉽게 망가지겠지. 그러니까 결정은 너희들이 해. 내일 아침에 다시 올게 잘 생각하고 대답해줘.”
천사는 하늘로 올라갔어요.

다음날 새벽, 천사가 반짝이는 아침햇살을 뿌리며 다시 내려왔어요.
“결정들 했니?”
“난 못해요. 내가 금방 망가질 텐데 왜 해요?”
  윈디가 망설이지도 않고 딱 잘라 말했어요.
“난 가난한 아이들을 태워주고 싶어요. 그렇지만 내가 망가진다면 안 할래요.”
핑키가 풀죽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나는 몹시 당황했어요. 우리 셋은 같이 연결되어 있어서 혼자는 빙빙 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난 울던 어린남매를 생각하면 포기할 수 없었어요.
“저 혼자하면 안 돼요? 어린아이들이 돈 없어서 플라스틱 말도 못타고 우는 걸 다시 보고 싶지 않아요. 망가져도 괜찮으니까 저 혼자라도 하게 해주세요.”
내가 울먹이며 말하자, 천사가 크고 하얀 날개로 내 몸을 감싸며 말했어요.
“네 소원대로 될 것이다.”
천사는 다시 하늘로 올라갔어요.

저녁때, 아빠를 따라온 남자아이가 우리를 보자 달려왔어요.
“아빠, 나 말 타고 싶어.”
“지금은 돈 없어. 아빠가 취직하면 그때 많이 태워줄게.”
“아빠, 한번만 탈게.”
“다음에 꼭 태워줄게. 오늘은 우유하고 빵 사야 돼.”
“딱 한번만.”
아빠는 떼쓰는 아이를 달래다 한숨을 쉬며 마켓으로 들어갔어요.
한참이나 슬픈 얼굴로 서있던 아이가 내 등에 올라앉았어요. 순간 내 몸이 겅중겅중 뛰어졌어요. 비록 빙글빙글 돌 수 없고 제자리에서 뛰지만 나는 마치 초원을 달리는 것처럼 기분이 좋았어요. 아이는 내 등에서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신나게 노래를 불렀어요. 1분이 지나도 난 계속 아이를 태워 줄 수 있었어요. 내가 뛰고 싶은 만큼 얼마든지 노래를 부르며 달릴 수 있었어요.
아이 아빠가 마켓에서 나와 아이를 데려가자 윈디가 물었어요.
“제롬, 힘들지 않니?”
“아니, 푸른 들판을 달린 것 같이 기분이 상쾌해.”
“아이들 무조건 다 태워주지 말고 예쁘고 착한 아이들만 태워줘. 돈 없는 아이들 다 태워주면 너 며칠 못가서 망가진다.”
핑키가 걱정스레 말했어요.
"아이들은 다 예쁘고 착해."
핑키와 윈디가 뭐라고 하던 나는 돈 없는 아이들이 오면 다 태워줬어요. 아이들이 친구들을 데려오고, 그 아이들은 또 다른 친구들을 데려왔어요. 그러나 오래못가서 탐슨씨가 나의 비밀을 알게 되었어요.  
“제롬, 너 왜 돈 안내는 아이들 다 태워주니? 그러니까 이렇게 용수철이 늘어났지?”
탐슨씨는 나를 여기저기 뜯어보고 늘어난 용수철을 고쳤어요.
“이제 고쳤으니 미친 짓 하지마라.”
탐슨씨가 내 머리를 콕 쥐어박았어요.
그러나 난 언제나 돈 없는 아이들이 내 등에 앉으면 그냥 태워줬어요.

봄이 오고,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었어요.
미엘을 태우자 내 몸이 뒤뚱거려 잘 뛸 수 없었어요. 나는 전에도 가끔 삐거덕 거릴 때가 있어서 별로 걱정 안했는데 얼마 못 뛰고 와장창 쓰러졌어요.
“제롬아, 일어나! 제롬아, 어서 일어나!”
윈디가 소리쳤어요.
“너 다리가 부러졌으니 이제 어떻게 할래? 그러게 내가 뭐랬어? 금방 망가진다고 돈 없는 아이들 다 태워주지 말라고 했잖아?”
핑키도 울며 소리쳤어요.
다행히 미엘은 무릎만 좀 다쳤어요. 그런데 무릎에 피가 나도 울지 않던 미엘이 내 다리를 보자 울기 시작했어요.  
“제롬아, 아프지? 다 나 때문이야. 엉엉 엉…”
소식을 들은 내 친구들 (내가 태워준 아이들)이 달려왔어요. 아이들이 내 부러진 다리를 붙잡고 울자, 마켓 매니저가 나와서 무언가 적어가지고 갔어요.
“얘들아, 울지만 말고 제롬을 도와주자.”
아이들 중에 제일 큰 3학년 에론이 아이들을 달래며 말했어요.
“부르릉 부르릉 빵 빵!”
그때 트렁크 문이 찌그러진 탐슨씨의 빨간 차가 요란스럽게 달려왔어요.
“야, 누가 다쳤니? 빨리 병원에 가자.”
탐슨씨가 아이들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어요.
“말이 다쳤어요.”
“말? 말 말고 어떤 여자애가 다쳤다면서?”
“난 괜찮아요. 제롬이 많이 다쳤어요. 꼼짝도 못해요.”
  미엘이 내 다리를 잡고 울며 말했어요.
“네 무릎에서 피가 나잖아. 어서 병원에 가자.”  
“난 병원에 안가도 돼요. 내 대신 제롬을 병원에 데려가세요. 많이 아파요.”
“야, 이까짓 플라스틱 말을 무슨 병원에 데려 가냐?”
“다리도 부러졌고 이렇게 많이 다쳤는데 병원에 안가면 어떻게 해요?”
“고물상에다 플라스틱 값이나 받고 팔려고 해도 내 차가 작아서 안 들어가겠다. 마켓 매니저가 괜찮다고 하면 저기 저 큰 쓰레기통에 버려야겠다.”
“안돼요!!!”
아이들이 일제히 나를 감싸 안으며 소리쳤어요.  
“안 돼? 뭐가 안 돼?”
깜짝 놀란 탐슨씨가 아이들에게 꽥 소리 질렀어요.
“제롬을 버리면 안돼요!”
“버리지 않으면 이 망가진 플라스틱 말을 뭐하게?”
“우리가 제롬을 치료할게요.”
“여기다 두면 안 되니까 지금 치워야 하는데?”
“우리주시면 우리가 얼른 가지고 갈게요.”
“그럼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난 제롬을 책임 안 진다.”
아이들에게 다짐을 받은 탐슨씨가 나를 받침대에서 떼어내기 시작했어요. 그동안 아이들은 이마를 마주대고 열심히 의논했어요.
“숲 속에 버려진 트레일러하우스로 데려가자.”
“그게 좋겠다. 문이 고장 나고 안도 엉망이지만 어른들이 모르잖아.”
“그래그래. 거기가 좋아.”
아이들이 집으로 뛰어가더니 침대시트를 가지고 왔어요.
탐슨씨가 나를 받침대에서 떼어내 침대시트에 눕혔어요.
“윈디야, 핑키야, 잘 있어!”
나는 갈색 말 윈디와 분홍색 말 핑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어요.
“제롬아, 제롬아! 가지마. 가면 안 돼!”
윈디와 핑키가 울면서 가지 말라고 했지만, 나는 그들에게서 점점 멀어져갔어요.
아이들은 나를 눕힌 침대시트를 들고 숲속으로 갔어요.
숲속에 버려진 작은 트레일러하우스는 반쯤 떨어진 문이 불안하게 달려있었어요. 안에 들어가자 낡은 소파와 삐거덕 거리는 조그만 테이블이 있고, 수도가 연결되지 않은 녹슨 싱크대와 플라스틱 그릇 몇 개가 먼지를 덮고 쉬고 있었어요.
아이들은 나를 소파에 조심스레 눕히고 다시 집으로 달려갔다 왔어요. 재잘대며 우르르 몰려갔다 우르르 몰려오는 아이들은, 짹짹거리며 포르르 날아갔다 포르르 날아오는 새 떼 같았어요.
아이들은 강력접착재로 내 부러진 다리를 붙이고 압박붕대로 잘 싸맸어요. 물을 떠다 수건으로 날 깨끗이 씻어주고 상처난데는 연고를 정성스레 발라주었어요.
어떤 아이는 당근과 옥수수를 갖다 주고, 어떤 아이는 물을 떠다주었어요. 아이들은 트레일러하우스를 깨끗이 청소하고, 예쁜 풀꽃을 꽂아놓고, 아름다운 음악을 틀어주었어요.
귀엽고 사랑스런 어린아이들은 친구를 돌보듯 날마다 나를 치료하고 돌봤어요.

어느 날 아침, 누가 내 등을 가만가만 흔들며 깨웠어요.
“제롬, 제롬, 일어나!”
내가 천천히 눈을 떠보니 눈부신 아침햇살이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어요. 막 깨어난 숲의 향기는 싱그럽고, 새들은 즐겁게 지저귀었어요.
나를 깨운 건 지난 번 왔던 그 천사였어요.
“천사님! 어쩌면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워요?”
“그래,세상이 참 아름답지? 어서 일어나 아침 먹어라.”
아침 먹으라는 소리를 듣자, 난 갑자기 배가 고팠어요. 그리고 어젯저녁 아이들이 놓고 간 당근과 옥수수 냄새가 맛있게 났어요. 난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는 아침을 먹기 시작했어요. 옥수수와 당근은 상상했던 것 보다 백배는 더 맛있었어요.
내가 아침을 먹고 시원한 물을 마시자 갑자기 내 몸이 이상해졌어요. 조그만 내 몸이 삽시간에 커지면서 하얀 털이 나왔어요. 앞발이 번쩍번쩍 들리고, ‘히히~잉 히히~잉’소리가 입에서 났어요.
다친 발도 말짱하고, 여기저기 난 상처들도 감쪽같이 나았어요. 내 등에는 딱딱한 플라스틱 안장대신 비단과 가죽으로 된 근사한 안장이 있었어요.
이건 반딧불이가 하늘에 별이 되고, 하늘에 별이 민들레꽃이 되는 것보다 더 신기한 일이었어요.  
“제롬, 이제부터 마음껏 아이들을 태워줘라.”
천사는 길고 멋진 내 말갈기를 쓰다듬어 주고 하늘로 돌아갔어요.
그때 야생화 꽃들이 곱게 핀 들판을 재잘대며 달려오는 아이들이 보였어요. 아이들 손에는 붕대와 반창고, 당근과 옥수수와 과자가 들려있었어요. 아이들은 트레일러하우스로 뛰어 들어오다 나를 보고 환호성을 올렸어요.
“와~아, 제롬이 살아났다!”
“야~아, 제롬이 큰 말이 되었다!”
아이들은 손뼉을 치고 폴짝폴짝 뛰며 야단법석이었어요. 나의 하얗고 탐스러운 털을 만져보고, 눈을 들여다보고, 콧구멍에 손가락을 넣어보고, 입을 벌려보았어요. 나는 간지럽고 기뻐서 ‘히히~잉, 히히~잉’ 웃었어요. 아이들은 나를 얼싸안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좋아했어요.
  
나는 아이들을 태우고 햇빛 쏟아지는 숲을 걸었어요. 아름다운 풀꽃들이 무리지어 피어있는 산기슭을 지나고, 도란도란 말 거는 냇가를 지났어요. 토끼와 다람쥐가 길섶에 구경나오고, 새들이 노래하며 날아왔어요.
아이들은 내 등 위에서 까르르 까르르 웃으며 즐겁게 노래했어요.
나는 이제 돈 먹는 말이 아니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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