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시조) /미주문학 2015 여름호
2016.01.17 20:06
틈
조옥동
어미 몸 부드러운 틈밖에 나온 세상
눈부시고 냉랭함에 고고성 울리니
생명줄 기억하란 도장 하나
한 평생을 찍혔다
틈새뿐인 온 천지 이리저리 꿰매는 일
검은 머리 세도록 마치지 못했는데
실타래 엉키고 바늘귀 안보여
아장바장 하누나
세상 만상 모든 생명 돌아가 누울 곳은
풀뿌리도 못 내리게 땅거죽 깊이 파
단단한 틈을 비집고 들어가니
인생이란 틈과 틈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