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시 / 오세영

2012.08.09 10:35

강학희 조회 수:357 추천:16




8월의 시/오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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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8월은 오르는 길을

잠시 멈추고


산등성 마루턱에 앉아

한번쯤 온 길을

뒤돌아보게 만드는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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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아래 까마득히

도시가

도시엔 인간이


인간에겐

삶과 죽음이 있을 터인데


보이는 것은 다만

파아란 대지

하늘을 향해 굽이도는 강과

꿈꾸는 들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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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은 아직도 먼데

참으로 험한 길을 걸어왔다.

벼랑을 끼고 계곡을 넘어서

가까스로 발을 디딘 난코스


8월은 산등성 마루턱에 앉아

한번쯤 하늘을

쳐다보게 만드는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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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기에 급급하여

오로지 땅만 보고

살아온 반평생


과장에서 차장으로

차장에서 부장으로

아, 나는 지금 어디메쯤 서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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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나 항상

하늘은 푸르고

흰 구름은 하염없이

흐르기만 하는데


우러르면

먼 별들의 마을에서

보내 오는 손짓


그러나 지상의 인간은

오늘도 손으로

지폐를 세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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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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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케 하는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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