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0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goose01.jpg이어령 교수의 나라를 위한 기도2017-12-20

당신은 이 나라를 사랑합니까?

한국은 못난 조선이 물러준 척박한 나라입니다.

 

지금 백척간두 벼랑 끝에 있습니다.

그곳에는 선한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해지고 구멍 나 비가 새고

고칠 곳이 많은 나라입니다.

 

버리지 마시고 절망으로부터

희망의 날개를 달아 주소서.

 

어떻게 여기까지 온 사람들입니까?

 

험난한 기아의 고개에서도

부모의 손을 뿌리친 적은 없습니다.

 

아무리 위험한 전란의 들판이라도

등에 업은 자식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앉아 있을 때 걷고 그들이 걸으면

우리는 뛰었습니다.

 

숨 가쁘게 달려와 이제

주 걱정이 끝나는 날이 눈앞인데

그냥 추락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이 벼랑인 줄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어쩌다가 북한이 핵을 만들어도 놀라지 않고,

수출액이 5,000억 달러를 넘어서도

웃지 않는 사람들이 되었을까요?

 

거짓 선지자들을 믿은 죄입니까?

남의 눈치 보다 길을 잘못 든 탓입니까?

 

정치의 기둥이 조금만 더 기울어도

시장 경제의 지붕에 구멍 하나만 더 생겨도

법과 안보의 울타리보다 겁 없는 자들의 키가

(

 

비상(非常)에는 비상(飛翔)해야 합니다.

 

싸움 밖에 모르는 정치인들에게는

비둘기의 날개를 주시고

살기 팍팍한 서민들에게는

독수리의 날개를 주십시오.

주눅 들은 기업인들에게는 갈매기의

비행을 가르쳐 주시고

진흙 바닥의 지식인들에게는

구름보다 높이 나는

종달새의 날개를 보여 주소서.

 

그리고

남남처럼 되어 가는 가족에게는

원앙새의 깃털을 내려 주소서.

 

이 사회가 갈등으로 더 이상 찢기기 전에

기러기처럼 나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

 

소리를 내어 서로 격려하고 선두의 자리를

바꾸어 가며 대열을 이끌어 가는

저 따스한 기러기처럼

우리 모두를 날게 하소서.

그래서 이 나라를 사랑하게 하소서.

 

   - 이어령(李御寧)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90 수필 창작 - 거리두기 병문안 / 4-12-2020 김영교 2020.04.14 104
589 힘 들고 숨 차서 돌아보니... 3-13,2020 김영교 2020.03.11 66
588 기억이 이편에 앉아있네 김영교 2019.09.23 83
587 무관심 나무 - 김영교 1 김영교 2019.06.20 54
586 포푸라 나무 합창이 들리듯 - 김영교 1 김영교 2018.04.07 78
585 오사부의 멜 -2017년 세모에 / 2017년 12-21 김영교 2017.12.21 60
» 김진홍목사 - 이어령 교수의 나라를 위한 기도- 12/20/2017 김영교 2017.12.19 107
583 고백 - 세모에 문득 김영교 2017.12.16 57
582 고백 -시 창작 - 어쩜 그래서 / 김영교 11-26-2017 김영교 2017.12.14 43
581 수필 단상 - 나의 수필쓰기 / 김영교 김영교 2017.12.12 62
580 요절시인; 윤동주 김영교 2017.12.12 56
579 수필 창작 - 모든 날의 노래는 / 김영교 김영교 2017.12.10 44
578 시 창작 - 촛불은 - 김영교 김영교 2017.12.10 34
577 Loving Vincent 영화를 봤어요, 김동연 2 김영교 2017.12.06 76
576 오늘 내가 먼저 말을 하면 / 김영교 김영교 2017.12.06 36
575 서울의 초설부 11-24-2017 - 동창 이태영 자택 거실에서 1 김영교 2017.11.25 42
574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 이 가을의 나들이 김영교 2017.11.22 39
573 나무의 꿈 - 사물의 시 / 정현종 편 시스템관리자 2017.09.09 337
572 어머니날 단상 - 김영교 2017년 5월 2 김영교 2017.05.11 89
571 해거름 녘 건너 - 김영교. 김영교 2017.05.10 6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0 Next
/ 30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63
어제:
254
전체:
673,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