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이상한 방문 / 성백군
하와이에도
12월이면 크리스마스가 온다고
산타 할아버지가 해피 할라 데이 플래카드를 두르고
시청 앞 광장에 나와 있다
아열대 지방에서
털옷을 입고 마차 대신에 썰매를 타고,
파란 잔디 위를 지나가기가 힘 겨운지 멈춰 섰다
구경나온 아이들 둘러서서
“저것 봐 저길 봐” 하며 환호하다가 어떻게 알았는지
크리스마스 선물은 엄마 아빠가 주는 것이라며
무엇을 사줄 것인지 다짐을 받는다
이제는
세상도 안 속는다고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해피 할라 데이라고 하라며
크리스마스 카드에 조차
교회풍경이나 십자가 사진은 사라지고
먹고 놀고 즐기는 이미지뿐이다
해피 할라 데이, 그렇다, 성경에
12월 25일이 예수님 탄일이라고 기록한 곳은 없지만
그래도 ‘메리 크리스마스’ 하면 은혜가 되는데
기념하기에만 치우쳐 삶을 놓쳐버린 크리스천들
회개보다 메리 크리스마스 자리에
해피 할라 데이가 들어온 것이 이상하단다
그렇다
우리가 크리스천 된 것이 정말,
이상하지 않는가?
그러나 자꾸 이상해하기만 하며 은혜만 좋아하다가는
조만간 크리스천 자리까지 내어주게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