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 (1)/강민경
눈 속 겨울나무에 녹아내린
물길이 보이지 않아도
발밑의 흙은 질척거린다
어딘가에
들고, 난, 물길의 스멀거림이
그물망에 갇혀 끌려가는 삶 같아도
언제 어느 곳에서든 사양 한 번 없이
혼신으로 틔운 생명의 힘에
바람의 깃은 접혔다
안정을 추구한 물 흐름이
아깃적 첫울음에 배어
눈 뜨인 생존의 주 야를 엮은
방관자일 수 없듯
눈 속 겨울나무가 길어 올린
보인 적 없는 물길,
발밑 흙 질척거림으로
하나에서 하나를 더한 우리의 일생이
바다였음을 어찌 모른다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