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월란
첫 등교
첫 친구
첫 소풍
첫 시험
첫 홍조
첫 출근
첫 월급
첫 데이트
첫 키스
첫 결혼
첫 날밤
첫 임신
첫 아이
첫 만남
기억하는가, 그 때의 설레임들을. 적당한 두려움과 적당한 환희로 오색의 띠를 둘렀던. 내 몸에서 처음 무엇이 빠져나가던 기억처럼, 내 몸에 무엇이 처음 들어와 자리잡던 기억처럼 그 신선한 충격덩이들을 심장박동이 가까운 안주머니에 늘 넣어두어야 하리. 세월이 허물어 마모되어가는 혼(魂)의 귀퉁이들을 온전히 움켜쥐고 바로 그 때, 처음의 설레임으로, 처음의 적당한 긴장으로, 처음과 끝의 안타까움으로 오늘 하루도 그렇게 맞을 일이다. 오늘 하루도 그렇게 살 일이다.
2007-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