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삶이
이월란(09/04/05)
갑자기, 한 얼굴이 또렷하고도 선명하게 생각이 났는데
언제 어디서 어떻게 알게 된 얼굴인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아
웃기도 울기도, 온갖 표정으로 눈 앞에 아른거리는 얼굴
같아서
그 얼굴이 오래 전, 스치듯 본 막장드라마 조역의 얼굴 같기도
국제선에서 국내선으로 갈아탈 때 몇 마디 주고받은 백인의 얼굴 같기도
해서
열심히 준비한 보고서를 들고 단상에 섰을 때
미리 몇 번이고 들어 이미 알고있는 눈빛같은 권태가
신선한 보고서를 기다리는 다른 눈빛들 사이에서 나를 주시하고 있어
일상의 보고를 특별이벤트처럼 연기해야 하는 오지랖 넓은 새줄랑이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