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아들(견공시리즈 49)
이월란(09/11/20)
토비는 세상이 시리단다
그래서 늘 햇볕이 비치는 곳만 찾아 엎드려 있다
찌는 여름에도 털코트를 벗지 않더니
부신 눈빛마저 가물가물 포만감에 젖어 있다
빛을 마시고 자라는 녹색식물처럼
차면 차이고 밀면 쓰러지는
하찮은 생명도 가장 따뜻한 곳을 찾아 몸을 데울줄 알아
어둠의 자식이길 원치 않아
몸속의 눈물이 다 증발해버린 소금인형이 될지라도
몸속의 슬픔을 다 살균해버린 무공해의 노리개가 될지라도
빛의 고백을 온몸에 새기며
의자 옆에, 계단참에 하얀 해바라기처럼 피어나는
태양광선에 충전받는 살아 있는 행복 밧데리
우리 토비 어디 갔나, 둘러보면
천개의 빛의 바늘을 꽂고 일어나는
녀석의 몸이 따끔따끔 눈이 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