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이월란(09/11/29)
내 뒤에 피는 꽃이
내 앞에 보이는
거울 속
실종된 너를 찾아
원근법으로 잘린 창보다 훨씬
극적인 무언극
묻는 눈빛에 마주치는 눈빛은
맑은 수완으로 응답하는
저 싸늘한 시선은
빛으로 잘린
이음새 없는 정교한 풍경 속
베껴내지 못하는 목소리를 따라
실종되어버린 너를 찾아
녹화 중인 동굴 속 벽화를
뛰어다니는 저 도플갱어
들여다보는 코끝에 그려지는
저 낯선 인물화는
꺾이지 않는 여백을 따라
지붕 끝에서 날아간 새의 크로키가
퍼드덕, 망막을 빗금치는
저 기억의 반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