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박 (견공시리즈 115)
이월란(2012-1)
비명에 간 사촌여동생 코코의 영정사진이 되어버린
그 사진
어느 아마추어 작가의 사진전에서 보았던
공원에서 사촌조카가 안고 있던 코코의 사진을 사들고
그집에 갔던 날, 엄마는 또 눈이 빨개지는
아이들이 불쌍해서
토비 우리 집에서 슬립오버 해도 돼요?
차마 거절을 못해서 나는 졸지에 외박을 하게 되었다
엄마는 집에 가서 아빠한테 혼이 날지도 모르고
엄마는 치매에 걸린 여자처럼
어. 우리 토비 어, 우리 토비 하며
시시때때로 뒤돌아볼 것이고
나도 엄마 따라 집에 가고 싶었는데
코코의 명복을 비는 마음으로 아이들과 즐겁게
놀아주었는데
어둠이 밤새 엄마 품을 그려대고 있었다
하룻밤이 말똥말똥 눈을 감을 줄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