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옷장*
이월란(2012-1)
일 년간 한 번도 입지 않았다면
버리시오!
작심하고 둘러업고 간 쓰레기 더미
헐값도 아닌 껌값으로 사들이는
세컨 핸드 스토어에서
세련된 그녀가 두어 벌 손에 쥐더니
All yours are too sophisticated
세파에 바랜 디자인을 말하는 건지
왜곡된 바느질을 말하는 건지
눈물의 얼룩을 말하는 건지
버리지 못하는 지병을 안고
지나간 궤변들을 다시 한 벌
한 벌 옷걸이에 건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으로
다시는 입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 중고품 가게 이름(Plato's Clo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