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장
이월란(2012-1)
핀들은 용감했다
오초에 한 번씩 쌓아올리는 피라밋으로
우리를 무너뜨려 주세요
호리병 같은 그 가지런했던 항복
지하 컨테이너 속에서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난 S라인의 몸매를 보니
모조리 암놈들
지름 이십 센티미터의 코르크를 쥐고
이십 미터 앞으로 다가온 적장 앞에
이집트의 고분 속에서도
온전히 쓰러져 주던 악령들처럼
열 명씩 짝을 지은 기쁨조들이
따그라락 말발굽 소리로 쓰러질 때마다
다시 일어나는, 저런
아름다운 표적이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