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놓치다
이월란(2012-1)
비행기를 놓치는 꿈을 자주 꾼다
공항까지 빠듯한 시간으로 피를 말린 후
우주 공간 같은 건물 속에서
당신의 비행기는 이미 이륙 했습니다
라고 선언하던 입술이 붉은 꿈
떠나는 날짜가 내일인 줄 알고
멍청히 돌아다니다 천둥 맞은 듯
티켓을 확인하는 꿈
떠나는 날은 바로 오늘이었다
비행기는 날짐승처럼 하늘 위에만 있고
두 발은 어제보다 무겁다
익숙한 꿈이다
깜빡깜빡 날아가는 저 반딧불
어린 날 놓쳐버린 바로 그 비행기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