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방 (견공시리즈 116)
이월란(2012-1)
이 넓은 세상에서 토비는 누울 자리가 없다 하나 같이 그늘져 있다 골목을 빠져나간 아침 뒤에 아, 귀퉁이에 남아있는 햇살 한 줌, 삼각형이다 토비는 폴짝 삼각형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트레이닝 패드에 올라가 볼일을 볼 때처럼 재빠르게 한 바퀴를 돈다 소변을 볼 때보다는 조금 더 빠르게, 대변을 볼 때보다는 조금 더 느리게 그리고 쪼그리고 누워본다 꼬리가 금밖으로 삐죽 나가 있다 다시 일어나 두 바퀴를 더 돌아보고 삼각형의 밑변 쪽으로 엉덩이를 붙인다 사각형만 사는 세상에서 토비는 겨우 삼각형이 되었다 따끈하게 데워질 호흡이 신중하다 빛방이 눈부시게 좁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