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천년에는 새로운 미주문학을

2006.08.19 00:09

문인귀 조회 수:586 추천:46

새로운 천년에는 새로운 미주문학을
-미주문학 제16호(1999년) 권두언-
                                                                                                         문인귀

  새 천년이 오고 있다. 지금껏 살아온 1000년대가 사라지고 200년대의 새 천년이다. 컴퓨터가 19에 1을 보탠 20을 판독하지 못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들썩이지만 바로 그 사람들이 이 문제를 풀어내고 우리가 편안하게 글을 쓰도록 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모두의 진정한 배람이기도 하다.
  마주에 사는 한국 사람들이 한글로 글을 쓰고 있다. 이것은 한국에 있는 사람들이 한글로 글을 쓰는 것과 의미가 다르다. 혹자는 영어로 글을 쓸만한 실력에 미치지 못해서 그럴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반드시 그런 연유에서만이 아님을 누구보다도 우리 자신들은 더 잘 알고 있다.
  우리가 고국을 떠나 살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묻는다면 현지어를 익히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우리에겐 모국어에 대한 애착이 강해지고 있다. 모국의 말(言)로 생활의 한쪽 어디엔가 비어있는 공간을 채우며 살아야 하고 모국의 글(文)로 절대 절실 감(感)을 다스리며 살아야만 가슴앓이를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곳에 무엇인가 모국의 문학과는 다른 문학의 터가 형성되고 그 토양에 심어진 우리만의 독특한 향기의 과수(果樹)가 자라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의도적이건 아니건 간에 우리가 써 놓은 글을 읽는 사람들로 하여 저절로 그것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한국인이나 미국인의 문학이 아닌 미국에 사는 한국인의 독특한 문학이 자리를 잡도록 말이다.
  이제 우리 발 앞에 다가와 있는 새로운 천년은 바로 이러한 점에서 새롭다는 의미가 부여되어지고 그것에 대한 우리들의 열정이 순도 짙은 노력으로 이어져 참으로 바람직한 문학의 터를 일구는 새로운 천년이 되어져야 할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2 혼돈 문인귀 2016.12.06 138
121 윤석훈 시인의 부음을 듣고 문인귀 2015.05.19 411
120 하루살이 노래 문인귀 2013.02.26 466
119 '시의 존재감에 충실한 삶에의 추구' 배송이 시집 '그 나무'에 대하여 문인귀 2011.08.16 803
118 「맨살나무 숲에서」띄우는 울음의 미학 - 정국희 시집 「맨살나무 숲에서」 문인귀 2011.03.05 845
117 "혼돈混沌속의 존재, 그 인식과 시적미학詩的美學" 정어빙 시집 <이름 없는 강> 문인귀 2011.02.24 851
116 송상옥 평, 문인귀시인 시집 '낮달'에 대하여 문인귀 2010.04.16 968
115 시공(時空)을 섭력(涉歷)해 온 존재, 그 ‘길’에 대하여 -오연히 시집 '호흡하는 것들은 모두 빛이다' 문인귀 2010.02.11 949
114 감도는 기쁨을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과 결실 문인귀 2007.12.03 1010
113 아픔으로 표출되는 회귀(回歸)에의 미학 -정문선시집 '불타는 기도' 문인귀 2007.11.30 1029
112 존재적 가치와 ‘알맞게 떠 있음’의 미학<강학희 시집 '오늘도 나는 알맞게 떠있다'> 문인귀 2007.11.13 982
111 하늘에 계신 우리 어머니 문인귀 2007.08.27 763
110 한가위 밤에 문인귀 2007.07.24 624
109 깊은 밤에 문인귀 2007.07.24 664
108 달의 침묵 문인귀 2007.07.23 715
107 달아달아, 지금은 어디에 문인귀 2007.07.23 696
106 문인이라는 이름의 전차 문인귀 2006.08.19 612
» 새로운 천년에는 새로운 미주문학을 문인귀 2006.08.19 586
104 '가난한 마음의 형상화를 위한 겸허의 미학' 조영철 시집 「시애틀 별곡」 문인귀 2008.12.05 1265
103 하늘 길 문인귀 2008.12.01 869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3
어제:
6
전체:
48,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