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 노래

2013.02.26 14:19

문인귀 조회 수:450 추천:17

나비는 꽃에만 살아서
꽃잎 같은 날개를 퍼덕이다 꽃이 되어
당신의 진심을 꽃술로 틔우고
당신의 진실을 사방팔방 퍼뜨리며 살고

잠자리는
하늘만 베어 먹고 사는 목숨이어서
하늘 같은 투명의 날갯짓으로
당신 지나실 길 싸악 싹 쓸어내며 살고

나서지 말아야 할 길 맘대로 나서는 일 없어지고
하지 말라 하시는 일은 아예 꿈도 꾸지 못하게
저에게서 혼이란 걸 빼 주시어
그저 하루살이만 하게 가벼워진 무게로
당신 걸음 옮기실 적마다
웃깃에 닿을 듯 닿을 듯 그리도 가까이서
하루만이라도 좋으니
그렇게 맴돌며 살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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