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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평문 아리랑은 우리 겨레의 신앙민요

2018.06.09 17:44

최선호 조회 수:121

 

 

아리랑은 우리 겨레의 신앙민요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 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임은 십 도 못 가서 발병 난다

 

 아리랑에 대한 여러 설이 회자되고 있으나 어느 설이 가장 근거에 접근하는지 아직도 분명치 않다. 근거는 분명히 있을 터. 다만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일 텐데.

 

 우리의 삶을 거슬러 기우려 보면, 하나님을 칭하는 말에 여호와(JEHOVAH), (EL), 엘로힘(ELOHIM), 엘리온(ELION), 아도나이(ADONAI) 등이 있다. 엘로힘이 우주의 창조자에 대한 명칭이라면 여호와는 그가 창조한 모든 피조물들과 계약을 맺으신 분임을 강조하는 이름이며 영원하고 불멸하는 존재임을 뜻한다.

 

 여러 이름들이 세찬 위력으로 오랜 세월 동안 여러 지역을 거치면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음 속에서 엘, 엘로힘, 엘리온 등의 첫 모음인 야훼"“, ”여호와의 여아도나이의 첫 음인 로 인해우리의 전통적 구음에 부딪쳐 음성모음이 와 연합을 이루어 더욱 밝은 양성모음인 +로 양성모음화현상을 보인 것은 아닐지.

 

 여호와의 이름은 다른 낱말들과 결합해 그의 모습을 더욱 선명히 보여 준다. 맑은 하늘, 밝은 달빛 아래 천심(天心) 품기를 소원하며 살아온 우리 민족성과 함께 명랑하고 밝은 소리로 굳어져 왔을 것이다.

 

 또한 이랑은 받침 있는 체언에 붙어 두 개 이상의 사물을 동등 자격으로 열거할 때 쓰이는 접속 조사. 산이랑, 강이랑과 같이 +이랑에서 밑의 앞으로 연음현상을 일으켜 연철된 아리랑으로, 이는 하나님이랑(With God)”일 것이기에, 우리네 인생살이는 고개를 넘는 일만큼이나 어려워서 하나님이랑 인생을 함께 산다는 신뢰의 노래가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인생의 고개는 어느 고개나 하나님과 함께 넘는 고개이기에 아리랑고개이다.

 

 “아라리요하나님 하나님” “알 알이 연음 연철된 조흥구, 여음으로 보아야 하리라.

 

 “나를 버리고 가시는 임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나를 버리는 임은 나를 배신하는 원수이거나 적이다. 한데 이를 가시는 임이라 존대한 의도는 도둑놈밤손님이라 하듯이 착한 민족성이 울어난 미화법의 표현일 터. 나를 버리는 행위는 결국 하나님이랑 동행하는 나를 버리는 못된 행위이므로 하나님 불신의 죗값을 즉시 치르게 되기에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는 원시적이면서 단순 절묘한 표현을 했으리라.

 

 이렇게 본다면 우리 민족은 날이면 날마다 아리랑을 입에 담고 타령을 하면서도 우리를 보호하시는 하나님 살아계심을 모르고 있지 않는지.

 

 원수들의 침략에 시달리며 고통의 삶을 살아야 하는 어려운 고비를 주님과 동행하고픈 뜨거운 소망에서 우러난 신뢰의 신앙민요로  절절하게 아리랑의 의미를  가슴에 뚜렷이 새겨 부르는 날이 곧 도래하리라. "아리랑은 하나님이랑"일 것이기에.

      <중앙일보 6-9-2018>

       <크리스찬 문학 1-7-2019.

      <미주문학 1-7-2019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