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기술
2004.08.20 22:31
엘리자베스 비숍(Elizabeth Bishop)이성열 옮김
잃어버리는 기술을 통달하기란 어렵지 않다;
하도 많은 일들이 잃게 될 의도를 가진 것처럼 보여서
그들의 손실은 이미 재난일 수가 없다.
매일 무엇인가 잃게 마련. 방문 열쇠를 잃어버렸거나
시간을 허무하게 써 버린 낭패감 등을 순순히 받아 드려라.
잃어버리는 기술을 통달하기란 어렵지 않다.
그래서 멀게 또는 빠르게 잃는 법을 연습하라.
장소라든가 이름들, 그리고 당신이 여행하려고 의도했던 곳,
이런 어떤 것도 재난을 불러오지는 않는다.
나는 어머니의 시계를 잃어버렸다. 보라! 내가 가장 좋아하며
살았던 세 집 중, 마지막 집, 아니 그 전 집도 모두 가 버렸다.
잃어버리는 기술을 통달하기란 어렵지 않다.
나는 사랑했던 두 도시를 잃었다. 그리고 더 광범한,
내가 소유했던 세계, 두 개의 강, 대륙, 나는 그것들을
그리워 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큰 재앙은 아니었다.
--당신을 잃는 것조차도(농담하던 소리,
내가 좋아하던 제스처) 내 거짓말은 않겠다.
잃어버리는 기술을 통달하기란 어렵지 않다는 건
분명하다. 비록 그게 재난처럼(써둘 것) 보일지라도.
Elizabeth Bishop(1911-1979) 메사추세스 워세스타 태생
50년대 미국 대표 여류시인. 하버드 대학 교수,국회 도서관 담당 시인 역임
퓰리쳐 상, 내셔널 북 어워드, 부라질 리오 블랑코 상 수상.
주;이 시는 영미 시의 빌라넬(Villanelle;6연의 정형시) 형식으로 쓴 시다.
16 세기 말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유행하였다. 3행 짜리 다섯 연과 4행 짜리 1연으로 이루어지며 2개의 라임(rhymes)을 반복하여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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