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004.08.22 11:57
마리엔 무어/이성열 역
나도, 역시 그걸 좋아하진 않는다: 세상에는 이렇게 빈둥거리며
시간 낭비나 요하는 일 이상으로
더 중요한 게 얼마든지 있다. 허나, 그에 대한 완전
경멸을 가지고 읽어도 결국 그것에서
진수의 장을 발견하게 된다.
손을 움켜쥐게 되고, 눈을 크게 뜨게 되며, 머리칼이 쭈뼛
올라 갈 수 있다면, 이러한 일들은 우리에게 중요하다.
소리 높인 해석이 주어져서가 아니라, 필요하기 때문에.
그것들이 때론 비유로 파생되어 난해하다 해도,
우리가 어렵기 때문에 감복하지 않는다면,
같은 원리가 우리 삶 모두에 적용될 것이다.
박쥐들이 꺼꾸로 매달려 사는 일, 코끼리들이 먹이를 찾아
밀어 붙이는 일, 야생마들이 이유없이 마구 달리는 일,
나무 밑의 지칠 줄 모르는 이리.
말이 벼룩을 느낄 때처럼 자신의 근육을 씰룩대는 고집불통의 비평가,
야구에 미친 팬들, 통계학자---
그런 이유에서 시를 ‘사업 서류나 학교교재’ 등과
차별을 두는 건 온당치 않다. 이런 모든 현상들은
다 중요하므로, 어쨌든
누군가가 구별은 지어야 한다. 태반의 시인들에 의해서
지적될 때, 결과는 시가 아니다. 또한
우리 가운데
시인의 오만과 범속을 넘어 선 상상의 직역자가 될 수
있거나, 상상력의 정원에 진짜
두꺼비가 있는지 알아낼 수 있을 때까지 우리는
시를 갖게 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 한 편, 당신이 만일
날 것 속에서 시의 원료를 구하고, 또 그것이
진수의 그것이라면,
당신은 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Marianne Moore(1887-1972)
미조리 주 커크우드 출생 여류시인,1907 대학 잡지에 첫 시 발표, 1935 T.S.Elliot 천거로 시선집 발간,1951 시 모음집 발행, 풀리쳐 상 수상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29 | 천 개의 바람이 되어/작자미상 | 미문이 | 2007.05.20 | 143 |
| 28 | 당신은 어느쪽인가요? | 미문이 | 2007.05.05 | 98 |
| 27 | 비상-사라 티스데일 | 미문이 | 2007.03.30 | 108 |
| 26 | 나무들/Joyce Kilmer | 미문이 | 2007.03.07 | 119 |
| 25 | 가장 아름다운 나무/하우즈먼 | 미문이 | 2007.02.23 | 124 |
| 24 | 진짜 사랑은 따로 또 같이/존던 | 미문이 | 2007.02.05 | 142 |
| 23 | 지식 / 엘리노아 파아전 | 미문이 | 2007.01.23 | 111 |
| 22 | 당신의 아이들은/칼릴지브란 | 미문이 | 2007.01.17 | 134 |
| 21 | 귀향/로버트 로웰 | 미문이 | 2007.01.12 | 106 |
| 20 | 결혼 축시 | Yusef Komunyakaa | 2005.12.24 | 450 |
| 19 | 아랍어 | Naomi Nye/이성열 | 2005.12.23 | 296 |
| 18 | 엠마우스 | 잭슨 휠러/이성열 옮김 | 2005.03.13 | 296 |
| 17 | 라자러스 부인 | 실비아 플라드 | 2004.08.31 | 772 |
| 16 | 베이기 | 실비아 플라드 | 2004.08.28 | 297 |
| 15 | 수박 / Poem | 찰스 시믹 | 2004.08.25 | 279 |
| 14 | 배설물의 시 | 맥신 쿠민 | 2004.08.24 | 241 |
| » | 시 | 마리엔 무어 | 2004.08.22 | 274 |
| 12 | Autobiographia Literaria | 프랭크 오하라/이성열 역 | 2004.08.21 | 270 |
| 11 | Poem | 프랭크 오하라 | 2004.08.21 | 220 |
| 10 | 하나의 기술 | 엘리자베스 비숍 | 2004.08.20 | 401 |